푸틴 "트럼프와 언제든 대화…협상과 타협할 준비돼 있다"

연례 기자회견에서 입장 표명
"우크라이나 협상 준비 안 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9일 러시아 모스크바 고스티니 드보르에서 연례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모스크바=AP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와 언제든지 만날 준비가 돼 있다는 뜻을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기 위해 타협할 수 있으며, 우크라이나 당국과 회담을 시작하기 위한 조건은 없다는 입장도 전했다.

19일(현지시간) 러시아 타스통신, 미국 블룸버그통신, 영국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궁 인근 고스티니 드보르에서 열린 연례 기자회견 겸 국민과 대화 '올해의 결과' 행사에서 "언제 그(트럼프)를 만나게 될지 모르겠다. 그와 대화한 지 4년도 넘었다"면서 "물론 나는 언제든지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자는 당선 이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 조기 종전을 위한 협상을 촉구하면서 취임 이후 종전 논의가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와 타협할 준비가 됐느냐'는 미 NBC 방송기자의 질문에 "항상 대화와 협상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해왔지만 상대방(우크라이나)이 협상을 거부했다"며 "트럼프를 만나만 논의할 것이 많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주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으며, 매일 요충지를 장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러시아는 서방의 예상과 달리 지난 2∼3년 동안 훨씬 더 강해졌다"며 "러시아 군대의 전투 준비 태세는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러시아가 약세라는 주장을 반박했다.

최근 시리아에서 바샤르 알아사드 독재 정권이 축출된 것과 관련해선 "러시아의 패배가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푸틴 대통령은 "시리아에서 러시아의 (전략적) 목표는 대체로 달성됐다"며 "시리아 내 러시아 군사기지의 철수 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알아사드 대통령이 러시아에 온 이후로 아직 만나지 못했으나 만나서 이야기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나주예 기자 juye@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