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권성동 비대위원장 겸직안 거론… "겸임 힘들어" 당내 우려도

"이미 원내대표 업무 과부하"
"'계엄 옹호당' 오명 쓸 수도"

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김영호 통일부 장관을 접견하고 있다. 뉴스1

국민의힘이 18일 의원총회를 열고 새 비상대책위원장 선임을 논의한다.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인용한다면, 신임 비대위원장이 조기 대선 관리를 맡을 가능성이 크다. 당내에서 5선 이상 중진 의원이 맡아야 한다는 중지가 모인 상태인데, 권성동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겸직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김대식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17일 취재진과 만나 "내부 인사로 해야 한다는 안과 수습 기간 동안 권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을 맡아서 하는 게 어떻겠느냐는 안이 나왔다"며 "내일 의총에서 의원들이 결정하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5선의 권영세(서울 용산)·김기현(울산 남을)·나경원(서울 동작을) 의원 등이 유력하게 거론됐는데, 권 원내대표가 아예 비대위까지 꾸려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이다. 친윤석열(친윤)계인 조정훈 의원이 전날(16일) 의총에서 이 같은 주장을 펼치자 김민전 의원이 바로 반대 의사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권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까지 맡게 되면 사실상 '윤핵관'이 당권을 완전히 거머쥐게 되는 상황이라 당내에선 우려가 나온다. 한 중진 의원은 "더불어민주당이 국정조사, 청문회 등 공세를 펼치고 있어 원내대표는 과부하가 걸려 있는 상황"이라며 "현실적으로 당대표 역할을 겸임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중립 성향의 한 초선 의원은 "수습 기간이라곤 하지만 헌재의 탄핵 심판이 언제 결론을 내릴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당내 신망이 두터운 분이지만 국민적 시선을 고려해 비대위원장을 겸임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말했다.

한동훈 전 대표 축출 이후 당내 실권을 거머쥔 중진 의원들이 상황을 주도하고 있는 데 대한 비판도 나온다. 대다수 중진 의원들이 탄핵에 반대했다는 점에서 '계엄 옹호당' 오명을 쓸 수 있다는 것이다. 친한동훈(친한)계 조경태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에 출연해 "탄핵을 반대하는 그런 분이 과연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앉았을 때 내년 대선에서 우리 당이 승리할 수 있겠냐"며 "계엄 옹호당, 내란 옹호당이 돼선 안 된다"고 말했다. 신지호 전 전략기획부총장도 KBS라디오에서 "탄핵의 강보다 더 무서운 것이 계엄의 바다"라며 "정리하는 게 쉬워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 친한계 초선 의원은 비대위원장 후보군을 거론하며 "망하자는 얘기"라고 꼬집었다.

김도형 기자 namu@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