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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명으로 48년을 감옥에서 보낸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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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도살인 혐의로 무려 48년을 복역한 70세 미국인 글린 시먼스(Glynn Rau Simmons)가 2023년 12월 19일, 법원 재심 판결에 따라 보석으로 석방됐다. 1975년 그를 기소한 검찰의 증거 조작 및 은닉 사실이 드러난 결과였다.
사건은 74년 12월 30일 오클라호마주 에드먼드의 한 주류판매점에서 일어났다. 두 명의 무장강도는 전화기를 들던 30세 여성 점원을 쏜 뒤 18세 손님에게도 총을 발사했다. 점원은 숨졌고 손님은 부상만 입고 살아남았다.
이듬해 2월 오클라호마시티 외곽에서 남성 두 명의 시신이 발견됐고, 경찰은 이내 범인을 체포해 자백을 받아냈다. 하지만 주류점 강도 사건과의 유사성에 주목한 경찰은 공범을 찾기 위해 살인범의 행적을 추적, 그가 그해 1월 한 파티에 참석한 사실을 알아냈다. 루이지애나 하비(Harvey)에서 일자리를 찾아 갓 이주한 만 22세 흑인 시먼스의 이모가 연 파티였다. 경찰은 파티 참석자들을 나란히 세워두고 주류점 사건 증인(손님)으로 하여금 범인을 식별하도록 했다. 그는 시먼스와 21세 청년 돈 로버츠를 주류점 강도로 지목했다.
검찰은 식별절차 다음 날 증인이 번복한 진술, 즉 범인의 키와 몸집이 시먼스와 다르다는 말과 사건 당일 고향에서 시먼스와 함께 지냈다는 친구들의 알리바이 진술을 묵살했다. 둘은 75년 7월 사형 선고를 받았지만 연방대법원의 사형제 위헌 판결(1972)에 이은 주 대법원 판결 덕에 종신형으로 감형됐다.
시먼스는 감옥에서도 결백을 주장하며 줄기차게 구제신청을 냈지만 번번이 거부당했다. 반면에 운명에 순응했던 로버츠는 2008년 가석방됐다. 그러던 끝에 시먼스의 변호인단이 2023년 증언 조작-은닉 사실을 마침내 확인, 법원에 구제신청을 냈다. 그해 7월 법원은 기존 판결을 취소하고 새 재판을 명령했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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