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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기 SG배 한국일보 명인전] 두터움과 느림

입력
2024.12.17 04:30
25면

흑 이지현 9단 vs 백 박정환 9단
결승 3번기 1국
[56]

2보

2보


3도

3도


4도

4도


지난 12일, 국내 최대 바둑 기전인 '2024~25 KB국민은행 바둑리그'(우승상금 2억5,000만 원)가 개막됐다. 올해 KB바둑리그는 시간누적(피셔 룰) 방식을 도입, 각자 제한 시간 1분과 추가시간 10초의 초속기 방식으로 진행된다. 역사상 가장 짧은 제한 시간으로 대국 한 판이 40분 정도면 끝난다. 팀당 5명이 출전, 한 팀이 먼저 3승을 거두기 전까지 대국이 이어진다. 공교롭게도 개막전은 박정환 9단과 이지현 9단이 한솥밥을 먹는 원익 팀과 영림 프라임 창호 팀의 대결. 박정환 9단은 강동윤 9단에게 패했지만 이지현, 김은지 9단과 권효진 7단의 승리로 원익 팀이 개막전을 가져갔다. 정규리그는 매주 목, 금, 토, 일 나흘간 진행되면서 오후 7시 시작하는 1국 종료 이후부터 2국이 이어진다.

흑3은 사석작전을 위한 응수타진. 백10까지 진행되자 흑 세력 대 백 실리 구도가 명확해졌다. 전투를 좋아하는 이지현 9단 입장에선 두터움을 쌓아 강습을 노리겠다는 것으로 읽힌다. 흑11의 끊음은 당연한 한 수. 흑15까지 외길 수순으로 백돌을 양분한다. 박정환 9단 역시 백16의 교환 이후 백20에 벌리면서 가볍게 대응. 이때 이지현 9단의 첫 실수가 등장했다. 흑21은 3도 흑3에 붙여가는 것이 두터운 작전. 흑9의 빵따냄 이후 흑11을 두는 게 훨씬 단단했다. 실전 백24가 먼저 놓이자 흑이 실리로 조금 당한 모습. 흑25 역시 다소 불확실한 행마. 4도 흑1에 붙이는 수가 훨씬 더 안정적인 형태를 가져다준다. 백4로 움직이는 것은 흑9까지 흑이 유리한 전투. 실전 백26이 놓인 후 재차 흑27에 차단하는 형태는 흑이 반보 정도 느린 인상을 준다. 백28로 빠져나오며 백이 조금 편한 형세.



정두호 프로 4단(명지대 바둑학과 객원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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