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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탄핵 한국 정치·법치 정신 성숙"… 동남아도 놀란 한국식 민주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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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한국 국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통과에 동남아시아 주요 국가도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들은 특히 의원들이 ‘표결’이라는 민주적 절차를 거치고, 시민 수만 명이 한목소리로 대통령 탄핵을 외치는 등 역동적 민주주의를 통해 권력의 불법 행위가 견제된 점을 주목했다. 동남아 지역이 ‘민주주의’와 다소 거리가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태국 베트남 싱가포르 등 동남아 주요국 매체들은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한국 국회를 통과한 직후 긴급 기사로 소식을 발 빠르게 전했다. 대부분 외신과 한국 매체를 인용한 수준이지만 이번 가결을 ‘한국 민주주의의 승리’라고 보는 시각이 많았다.
태국 일간 네이션은 “국회의 대통령 탄핵안 가결은 한국 정부 내 강력한 민주적 메커니즘을 강조한다”며 “행정부의 부정행위가 드러나면 언제든 제도적 견제와 균형이 활성화될 수 있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베트남 일간 뚜오이쩨는 “한국 정치의 성숙과 법치 정신으로 윤 대통령이 박정희나 전두환 같은 비민주적 독재자가 될 수 없었다”고 전했다. 이어 “12·3 불법 계엄 사태 이후 보인 일련의 과정으로 한국 사회가 더 이상 독재 체제를 용납하지 않고 법으로 그런(독재) 정권에 대처할 수 있다는 점도 재확인됐다”고 덧붙였다.
쿠데타 군부가 언론을 통제하는 미얀마는 한국 정치권의 대통령 탄핵안 가결 소식을 전하지 않았다. 그러나 한국에 거주하는 미얀마 시민단체는 “한국 시민들의 저항과 노력이 더 강한 민주주의를 만들어 가고 있다”며 한국인과 연대하겠다는 내용이 담긴 성명을 발표했다.
동남아 지역 매체와 시민들은 마치 K팝 콘서트 같은 탄핵 촛불 집회에도 큰 관심을 보였다. 싱가포르 공영 CNA방송은 여의도 국회 앞을 가득 채운 탄핵 지지자들이 서로를 위해 카페·식당에 수백만 원어치를 미리 결제해 두는 ‘선결제 릴레이’가 확산됐고, 연예인들까지 나서 음식을 나눠준다는 소식을 수십 장의 사진과 영상으로 생생하게 전했다.
“파티에 가는 것보다 시위에 가는 것이 더 재미있다. 어디에나 음악이 있고, 무료 커피와 빵, 김밥 등이 제공됐다”는 한 재한 베트남인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글에는 ‘나도 시위에 가보고 싶다’거나 ‘한국만의 독특한 문화인 것 같다’는 댓글도 이어졌다.
동남아 국가 중 인도네시아 동티모르 필리핀을 제외하면 대부분은 왕정(브루나이), 입헌군주제(태국), 사회주의(베트남·라오스), 군부 독재(미얀마) 국가다. 국가 수장을 자리에서 끌어내리는 일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사회주의 국가 베트남과 집권 여당이 의회 의석의 90%를 장악한 싱가포르의 경우 시위가 거의 열리지 않는다.
시위 문화가 익숙하지 않은 동남아 시민들의 눈에 탄핵 찬성 집회는 시위라기보다 ‘민주화 축제’에 가까웠던 셈이다. 이는 과거 대통령 탄핵이 이뤄졌던 국가에서 흔치 않은 일이다. 2001년 조지프 에스트라다 필리핀 대통령과 와히드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탄핵되는 과정에서는 대규모 시위로 유혈 사태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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