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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개월 만에 또다시 '수장 공백'... 행안부 "업무 공백은 없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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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ㆍ3 비상계엄 여파로 수장 공백 사태를 맞은 행정안전부에서는 9일 뒤숭숭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고기동 장관 직무대행이 전날 긴급 간부회의를 주재하고, 이날 새벽 포항 앞바다에서 일어난 선박 사고에도 신속하게 대처하는 등 노련하게 움직였지만, 어수선한 분위기는 어쩔 수 없었다.
이날 점심시간, 기획재정부와 함께 행안부가 입주한 정부세종청사 중앙동의 15층 구내 식당은 평소보다 많은 직원들로 붐볐다. 평소 12시 20분쯤엔 줄을 서지 않고도 배식 받을 수 있었지만, 이날 배식 줄은 12시 40분까지도 이어졌다. 한 직원은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자리를 지키자니 점심 때 밖으로 나가는 게 부담이 됐다”며 “모두가 비슷한 생각인지 오늘은 배식 줄이 길다”고 말했다.
이 전 장관은 전날 사퇴하고, 이날 오전 그의 이임사가 내부 망에 올라왔다. 200자 원고지 5매 분량의 이임사에서 그는 "이제 행안부 장관의 직을 내려놓고자 한다"며 "국민 여러분을 편하게 모시지 못하고 대통령님을 잘 보좌하지 못한 책임감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국민께 송구한 마음"이라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이 이 전 장관에 대해 윤 대통령과 불법 계엄을 사전 모의하고 옹호한 혐의가 있다며 탄핵소추안을 발의한 지 하루 만에 내놓은 결정이었다.
12층도 썰렁했다. 장관실을 비롯, 차관실, 재난안전관리본부장실, 차관보 등 실장급 간부들의 방이 모인 곳이다. 한 직원은 “계엄사태 이후로 대부분의 간부들이 서울에서 내려오지 못하고 있다”며 “간부들이 국회 상황에 맞춰 대응하느라 더 사무실을 비워서 그런지 보통 어수선한 게 아니다”고 말했다.
뒤숭숭한 분위기 속에서도 직원들은 대체로 덤덤했다. 장관 공석 상황이 이번이 처음이 아닌 탓이기도 했다. 이 전 장관은 재작년 10ㆍ29 이태원 참사 책임을 물어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해 지난해 7월까지 5개월 동안 직무가 정지된 바 있다. 당시엔 한창섭 차관이 장관 직무를 대행했다. 국장급 간부는 “최근에도 장관 직무대행 체제로 부처가 운영된 적이 있고, 그 덕분에 큰 충격이나 동요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서 비롯된 혼돈의 정국이 언제 안정될지 알 수 없고, 차관급의 장관 직무대행으로는 원활한 부처 업무 추진에 한계가 있는 만큼 사태가 장기화 할 경우 업무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대변인실 관계자는 “예측 불가한 상황이 제일 힘든 대목”이라며 “수장 공백은 있어도 업무 공백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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