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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의 눈물, 광화문은 환호… 끝내 무산된 탄핵에 두 쪽 난 도심 집회

입력
2024.12.07 21:00
수정
2024.12.07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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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 퇴진 집회, 국회 에워싸고 "탄핵"
반대 쪽 "국힘 의원에 배신말라" 문자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범국민촛불대행진에 참가한 시민들이 국민의힘의 표결 불참으로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폐기되자 눈물을 흘리고 있다. 뉴스1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범국민촛불대행진에 참가한 시민들이 국민의힘의 표결 불참으로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폐기되자 눈물을 흘리고 있다. 뉴스1

"투표가 완전히 끝날 때까지는 있어보려고요. 그래야 마음 정리를 할 수 있을 거 같아요."

7일 오후 8시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국회의사당을 바라보던 김정래(61)씨가 눈물을 훔치며 말했다. 당시 의사당 안에선 우원식 국회의장이 투표 종료 선언을 보류하며 여당을 향해 투표 참여를 촉구하고 있었다. 당초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상정되자 안철수 의원을 제외한 여당 의원들이 본회의장에서 퇴장했으나, 김예지, 김상욱 의원이 다시 본회의장에 들어서 총 3명의 국민의힘 의원이 투표를 마쳤다. 그러나 의결정족수까지는 5명이 모자라는 상황. 김씨는 "그래도 몇명 더 들어오게 하려면 여기서 목소리를 내는 게 필요한 거 같다"며 "투표가 부결로 끝난다 하더라도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끝내 추가 투표자가 나타나지 않았고, 우원식 국회의장은 오후 9시 20분 정족수 미달로 탄핵안 폐기를 선언했다. 이 순간 집회 참가자들 사이에서 일제히 탄식과 분노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범국민촛불대행진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폐기되고 난 뒤 귀가하고 있다. 뉴스1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범국민촛불대행진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폐기되고 난 뒤 귀가하고 있다. 뉴스1

이날 오후 7시 기준 서울 여의도에서 민주노총 주최로 열린 '촛불대행진' 집회에는 경찰 비공식 추산 10만2,000명의 시민이 모였다. 주최 측 추산 인원은 100만 명이다. 오전 일찍부터 집회 현장에 모인 시민들은 스크린을 통해 국민의힘 의원들이 김건희 여사 특검법 투표만 마치고 하나 둘 국회 본회의장을 빠져나가는 모습을 확인하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도 시민들이 욕설과 함께 "국힘은 해체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한때 국민의힘 의원 일부가 본회의장 진입을 고민한다는 뉴스에 시민들은 국회를 에워싸기도 했다. 민주노총 측 사회자는 "일어나서 천천히 이동해 국회를 에워싸자"고 외쳤고, 시민들은 동·서쪽으로 나눠 국회를 둘러싸는 행진 대열을 만들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국회 뒷문으로 퇴장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돌면서 해당 문 방향으로 이동하는 시민들도 보였다.

7일 오후 서울 광화문 인근에 '탄핵 반대' 집회 참가자들이 스크린에 뜬 국회의원 휴대폰 번호로 '탄핵에 반대하라'는 문자를 보내고 있다. 허유정 기자

7일 오후 서울 광화문 인근에 '탄핵 반대' 집회 참가자들이 스크린에 뜬 국회의원 휴대폰 번호로 '탄핵에 반대하라'는 문자를 보내고 있다. 허유정 기자

반면 서울 광화문 인근에서 열린 '탄핵 반대' 집회 참가자들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더 이상 본회의장으로 들어서지 않도록 압박했다. 김상욱, 김예지 의원이 투표를 했다는 소식에 주최 측인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대국본) 관계자는 "국민의힘 의원 휴대폰 번호를 갖고 있는 사람들은 문자메시지나 전화를 돌려 (본회의장) 못 들어가게 하자"고 공지했다. 실제 3일 비상계엄 해제에 투표한 국민의힘 의원들 명단과 휴대폰 번호가 스크린 화면에 떴고, 참가자들은 휴대폰을 들어 문자를 보내기 시작했다. 한 참가자는 "우 의장이 너무 시간을 끄는 것 같다"며 "어떻게 상황이 돌아가는지 끝까지 지켜봐야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탄핵 반대 집회 역시 밤 늦게까지 이어진 가운데 우 의장이 투표를 종료하기로 하자 일제히 박수와 함성이 터져나왔다.

서현정 기자
이유진 기자
허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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