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단독

[현장] "너흰 정당도 아냐"... 국힘 탄핵 투표 거부에 국회 앞 격앙

입력
2024.12.07 18:36
수정
2024.12.08 11:09
구독

'투표 불성립' 가능성 커지자 분노·고함
"탄핵까지 집회 계속" "시민들 뭉쳐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본회의 표결이 예정된 7일 서울 여의도 국회대로에 모인 시민들이 탄핵안 가결을 촉구하고 있다. 이한호 기자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본회의 표결이 예정된 7일 서울 여의도 국회대로에 모인 시민들이 탄핵안 가결을 촉구하고 있다. 이한호 기자

"국힘(국민의 힘) 해체! 국힘 해체!"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이 진행된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 '촛불대행진' 집회 현장. 오후 5시 50분쯤 안철수 김예지 의원을 제외한 국민의힘 의원들이 본회의장을 퇴장하며 탄핵안 표결에 불참할 것이란 소식이 전해지자 참가자들 사이에선 탄식과 아유가 터져 나왔다. 시민들은 "더 이상 국민을 대표할 수 있는 국회가 아니다. 국민의힘은 해산해야 한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불법 비상계엄령으로 국민을 등진 대통령을 어떻게 그냥 두느냐"며 눈물을 보이는 참가자도 있었다.

이날 윤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범국민 촛불 대행진' 집회가 열린 국회 앞은 발 디딜 틈 없이 인파로 가득 찼다. 오후 4시 40분 기준 10만1,000명(경찰 비공식 추산)의 시민이 집결했다. 주최 측 추산으로는 100만 명이 여의도 일대에 모였다. 집회 인파가 몰리면서 서울지하철 9호선은 국회의사당역과 여의도역에서 서지 않았고, 5호선 여의도역도 한때 무정차 통과했다. 오전 일찍부터 집회 현장을 찾은 시민들은 '촛불의 힘으로 나라를 지키자' 등의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윤석열을 탄핵하라" 구호를 외쳤다.

앞서 본회의에 먼저 상정된 김건희 여사 특검법이 2표 차이로 부결되자 시민들은 분노를 숨기지 않았다. 대학 동창들과 집회에 나왔다는 김모(56)씨는 "이렇게 많은 시민이 나와 지켜보고 있는데 어떻게 특검을 거부할 수 있느냐"며 "윤 대통령과 김 여사로 엉망진창이 된 2년 6개월을 생각하면 분통이 터진다"고 했다. 부결 직후 손팻말을 바닥에 내던지는 시민도 보였다.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내란죄 윤석열 퇴진! 국민주권 실현! 사회대개혁! 범국민촛불대행진'에 수많은 시민이 모여 도로를 가득 메우고 있다. 연합뉴스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내란죄 윤석열 퇴진! 국민주권 실현! 사회대개혁! 범국민촛불대행진'에 수많은 시민이 모여 도로를 가득 메우고 있다. 연합뉴스

집회 현장에 설치된 스크린으로 국민의힘 의원들이 김 여사 특검법 투표만 마치고 하나둘 국회 본회의장을 빠져나가는 모습이 보이자 시민들은 더욱 술렁이기 시작했다. 의결 정족수 부족으로 탄핵안에 대한 '투표 불성립' 가능성이 높아지자 곳곳에선 고함이 터져 나왔다. 눈물을 보이던 대학생 주가현(20)씨는 "정말 말이 안 된다. 분노와 절망을 느낀다. 나라의 힘은 국민으로부터 온다고 배웠는데 너무 화가 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성국(53)씨는 "탄핵 투표를 국민이 직접 해야 한다. 마음 같아선 (대통령실이 있는) 용산으로 행진하고 싶다"고 말했다.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는 시민들이 욕설과 함께 "국힘은 해체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탄핵을 지지하는 시민들은 "국힘은 정당이 아니다" "국회를 모욕했다" 등의 비난을 쏟아냈다.

국민의힘이 당론으로 탄핵 투표를 거부하면서 비상계엄 사태 이후 거세졌던 촛불집회는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환표(42)씨는 "무조건 탄핵돼야 하는데 이렇게 하다니 말이 안 되고 납득이 안 된다"며 "무조건 윤석열 탄핵을 위해 하나로 뭉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민 양지수(37)씨 역시 "앞으로 더 많은 국민의 목소리를 모아야 된다"고 거들었다. 최재성(61)씨는 "역사는 거스를 수 없다. 오늘 나온 사람들과 연대해 앞으로도 함께하겠다"고 전했다.

서현정 기자
문지수 기자
강예진 기자

관련 이슈태그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