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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200만 원씩 투자해 10년 뒤 7억 버는 비법... '반반 투자' '투자 3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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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표 이코노미스트인 홍춘욱 프리즘투자자문 대표가 세계 경제의 흐름과 현안을 진단하는 ‘홍춘욱의 경제 지평선’을 3주에 1회 연재합니다.
지난 시간에 “강남 아파트와 미국 주식, 어떤 게 더 수익률이 높은가”를 주제로 이야기했는데, 이번엔 적립투자 전략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 한다. 서울의 아파트 중위 가격이 9억8,000만 원이니, 한국에서 상위 10%만이 부채 없이 보유할 수 있는 현실을 감안하자는 얘기다. 평범한 30대 가정이 맘 편한 노후를 설계할 수 있는 방법에 중점을 두려 한다.
월 100만 원씩 적립 투자한다고 가정할 때, 제일 먼저 예금을 떠올리는 사람이 많으리라 생각된다. 그러나 예금이 지닌 세 가지 위험을 감안할 때 ‘올인’ 전략을 추천하기는 어렵다. 첫 번째 위험은 물가 상승(인플레이션)으로, 전쟁이나 무역전쟁 등으로 물가가 치솟는 경우 은행 예금의 수익률은 순식간에 마이너스(-)로 전환하고 만다. 2022년 한국의 소비자물가는 5.1% 상승했는데, 2022년 저축성 예금의 평균 금리는 단 3.5%에 불과했다. 인플레를 감안할 때, 예금의 평균 수익률은 -1.6%포인트를 기록했던 셈이다.
예금의 두 번째 문제는 ‘중도해지수수료’의 존재다. 2022년 기준 대부분의 시중은행은 납입기간에 따라 매우 높은 중도해지수수료를 부과한다. 예컨대 1년 만기 예금의 이자가 연 4.39%이고 1,000만 원을 넣었다고 가정해 보자. 급한 사정이 생겨 5개월 후 중도 해지하면 받을 수 있는 이자는 세전 7,900원 남짓이다.
마지막 위험은 세금의 존재다. 이자를 수령할 때, 15.4%의 세금을 내야 한다는 것은 누구나 잘 알고 있지만 금융소득종합과세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는 것 같다. 연간 2,000만 원 이상의 이자 및 배당소득을 수령하는 사람은 근로소득과 합산해 세금이 추가로 붙는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은행만큼 안전한 투자처가 없다는 점은 인정한다. 그러나 무작정 안전만 찾으면 낮은 수익률의 함정에 허덕일 수밖에 없다. 매년 소득이 늘어나는 젊은 세대일수록, 10년 한두 해 정도 손실을 보더라도 더 높은 수익을 추구하는 게 맞는 방향이 아닐까.
어떤 투자의 대안이 있을까. 필자는 매월 일정 금액을 투자할 때, 한국 주식과 미국 달러예금에 반반 투자하라고 권하고 싶다. 이 전략을 권하는 이유는 아래 [그림] 때문이다. 한국 주식가격과 환율의 관계를 보여 주는데,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이는 한국 주식이 매우 위험한 자산으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외국인은 올 10월 말 기준 한국 주식 27.7%를 보유하고 있지만, 한국에 대한 애정은 없다. 외국인 투자자가 삼성전자를 비롯한 한국 주식을 매도해 달러로 환전할 때 주가는 폭락하고 환율이 치솟는 것이다. 앞으로도 한국 주식가격과 환율은 반대로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한국 주식가격과 환율이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현상을 활용한 투자전략, 즉 달러 스위칭 전략은 앞으로도 상당한 성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달러 스위칭 전략이란 평시에는 달러 예금에 적립식으로 투자하다, 2020년 3월이나 2008년 12월처럼, 금융시장이 공포에 질릴 때 달러를 팔아 저평가된 한국 주식, 특히 외국인 지분율이 높은 수출 대기업에 투자하는 것이다. 환율이 높아지면 수출 대기업의 수익성이 점차 개선될 가능성이 높으며, 외국인 지분율이 높으면 배당을 더 인상해 달라는 요구를 경영자들이 쉽게 거절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 전략에는 한 가지 흠결이 있다. 환율이 급등하고 주식시장이 붕괴되는 최악의 상황에 투자 의사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점이다. 필자도 2020년 초, 보유한 달러를 원화로 환전해 현대차를 비롯한 한국의 우량 수출주에 투자한 다음 많은 고통을 받았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전염성이 예상을 훨씬 벗어났던 데다, 코스피지수가 1,400선까지 밀리며 투자 손실이 걷잡을 수 없이 불어났기 때문이다. 지금 돌아보면 어떻게 버텼나 싶을 정도로 힘든 시기였다.
투자의 고통을 완화할 방법이 있을까. ‘한국 주식+달러 예금’ 적립 투자 전략이 대안이 될 수 있다. 이 전략은 한국 주식과 외화 예금을 한 번에 스위칭하기보다, 동일한 비율로 투자했다 1년에 단 한 번 비율이 흐트러졌을 때 비율을 다시 맞추는 식으로 투자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매월 100만 원을 저축하는 가계가 50만 원은 한국 주식형 펀드에 넣고 나머지 50만 원을 외화 예금에 가입했다고 가정하자. 2020년 같은 해에는 외화 예금에 들어간 돈 600만 원은 큰 변화가 없는 반면, 주식에 투자한 돈은 1,200만 원으로 불어나 있을 것이다. 무척 기쁠 테지만 이때 반드시 할 일이 하나 있다. 두 자산의 비중을 다시 5대 5로 조정하는 것이다. 즉 국내 주식 펀드에서 300만 원을 매도해, 외화 예금으로 이체함으로써 다시 비율을 동일하게 맞추는 일을 하라는 것이다. 이를 투자업계에는 리밸런싱이라고 부른다.
이는 반복적으로 ‘저가 매수’ 하기 위함이다. 자산가격은 어떤 해에는 폭등하지만, 다음 해에 폭락하는 일이 종종 벌어진다. 즉 달러 스위칭 전략을 실행하기에 안성맞춤인 해가 2, 3년마다 한 번씩 출현한다. 2016년과 2020년 그리고 2022년이 달러 스위칭 전략을 실행해 미국 달러를 팔고 한국 주식을 매수하기에 좋은 시기였다. 2001년부터 이 전략을 꾸준히 사용했다면, 연 환산 복리 수익률 5.67%라는 탁월한 성과를 거둘 수 있었으리라 기대된다. 이게 얼마나 높은 수익이냐 하면, 1988년 이후 국민연금이 연 5.92%의 성과를 올린 것을 생각하면 된다. 국민연금이 세계 최상위급 성과를 올리는 것으로 명망을 얻고 있음을 감안할 때, 이 성과가 얼마나 탁월한 것인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월 600만 원의 소득을 올리는 35세 맞벌이 부부가 2억 원의 순자산을 보유하고 있지만 임차 보증금으로 들어가 있어 운용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가정해 보자. 이 가구가 월 200만 원씩 ‘한국 주식+달러 예금’ 적립투자를 10년간 시행했다면, 자산은 6억 원으로 불어난다. 경기도 중위 가격 아파트 가격이 4억8,000만 원 남짓이니, 10년 만에 자가 보유의 꿈을 이룰 수 있는 돈이다.
“꼭 한국 주식에 투자해야 하냐”는 불만을 느끼는 독자가 많으리라 생각된다. 필자도 한국 주식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높은 배당을 기대하고 투자했더니, 어느새 무배당 주식으로 전락해 버린 아주 불쾌한 경험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감안해 한국 주식과 미국 주식 그리고 외화 예금에 동시에 투자하는 ‘투자 3분법’을 개발하게 됐다. 1년에 한 번 세 자산의 투자비중을 동일하게 맞춰 주는 리밸런싱을 단행했다고 가정할 때, 2001년 이후의 연 환산 복리 수익률은 무려 6.92%에 이른다.
주식투자 비중이 전체 자산의 3분의 2에 이르는 데 안정성이 높아진 이유는 한국 주식과 미국 주식의 변화 방향이 다르기 때문이다. 2001년부터 2011년까지는 한국 주식시장이 세계에서 가장 성과가 뛰어난 시장이었지만, 미국 주식시장은 잃어버린 11년을 경험했다. 당시 한국은 중국 경제의 성장으로 호경기를 맞이했던 반면, 미국은 2000년과 2008년 두 차례의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오랜 기간 동안 침체를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2012년을 고비로 전세는 역전돼, 한국 주식시장은 이른바 ‘박스피’ 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중국 경제가 디플레의 늪에 빠져 신음하는 동안, 한국 기업들이 주주들에 대한 보상을 게을리한 영향으로 국내 투자자가 해외 주식으로 눈을 돌리게 됐다.
특정 국가에 올인하는 것은 대단히 위험하다. 2000년대에 미국 주식에 올인하다 2011년 이후 한국 주식에 올인한 투자자가 있다면 그는 끔찍한 저성과에 고통받지 않겠는가. 두 시장에 골고루 투자하면 2000년대에는 한국 증시의 상승으로 수익을 올리고 2011년 이후에는 미국에 투자해서 안정적인 성과를 누릴 수 있다. 물론 2022년 같은 해에는 한국이나 미국 증시 모두 폭락했으니 손실을 피할 수 없었다. 대신, 전체 자산의 3분의 2가 달러로 구성돼 있기에 환차익을 통해 손실을 어느 정도 방어할 수 있다는 게 ‘투자 3분법’의 매력이 될 것 같다.
아까 소개했던 35세 맞벌이 부부 사례로 돌아가, 투자 3분법 전략을 46세까지 운용했다면 약 7억 원의 자산을 만들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 중위 가격 아파트 가격이 9억8,000만 원이니 대출을 받는다면 서울 아파트를 구입할 수도 있는 돈이 된다. 50세까지 꾸준히 적립 투자한다면, 10억 원이 넘는 순자산을 보유한 금퇴족이 될 수 있으리라 기대된다. 부디 많은 가정이 '반반 투자' 혹은 '투자 3분법'을 활용해 여유로운 은퇴생활을 설계하기를 기대해 본다.
홍춘욱 프리즘투자자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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