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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여사 특검 반대 與 '단일대오' 깨지나... 한동훈 "지금 얘기하지 않겠다"

입력
2024.11.29 04:3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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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근에 '용산의 당대표 흔들기' 토로하며 김 여사 특검 언급
친한계 정성국 "한 대표 뉘앙스 달라져...심중 변화 지켜봐야"
친윤 일각 여전히 강경...권성동 "특검 연계는 명백한 해당행위"

한동훈(오른쪽) 국민의힘 대표가 2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한동훈(오른쪽) 국민의힘 대표가 2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김건희 여사 특검법 관련 '중대 결심'을 할 수 있다는 뜻을 측근들에게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야당이 주도하는 내달 10일 특검법 재표결에서 친한동훈계 의원들이 호응해 이탈표를 던진다면 특검 실시는 물론 친윤석열계와의 전면전이 불가피하다. 당원 게시판 논란으로 수세에 몰리던 한 대표가 반격에 나섰다.

한동훈, 측근에 '용산의 당대표 흔들기' 토로하며 김 여사 특검 언급

28일 여권 관계자에 따르면 한 대표는 최근 친한계 인사와의 대화에서 당원 게시판 논란에 대해 “나를 끌어내리려는 용산(대통령실)의 조직적 움직임인 것 같다”고 토로했다. 한 대표는 이에 대한 대응책 중 하나로 김 여사 특검을 언급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친윤계는 한 대표 가족 명의로 당원 게시판에 윤 대통령 부부 비판 글이 올라왔다며 3주째 한 대표에게 진상 규명을 요구하고 있다.

20여 명에 달하는 친한계의 선택에 따라 김 여사 특검법의 향배가 좌우된다. 국민의힘 의원 108명 중 8명이 이탈하면 법안이 재표결을 통과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이미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지만 무력화되는 것이다.

한 대표는 취재진과 만나 김 여사 특검 관련 발언에 대해 "(중대 결심은) 내가 한 말은 아니다"라고 부인했지만 태도는 이전과 달랐다. 그는 ‘김 여사 특검 단일대오로 가야 한다는 입장은 변함이 없느냐’는 질문에 “반복된 질문인데 며칠 전에 말씀드린 내용으로 대신하겠다”고만 답했다. '적극적인 표 단속에 나서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는 질문에는 “지금 그 문제를 얘기하지 않겠다”고 거리를 뒀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8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8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친한계 정성국 "한 대표 뉘앙스 달라져...심중 변화 지켜봐야"

이와 관련, 친한계 정성국 의원은 전날 MBC라디오에서 김 여사 특검법 표결과 관련 “한 대표가 ‘야당의 전략에 우리가 변화를 줄 이유는 없다’고 했다. 예전 같았으면 ‘특검 독소조항 제거도 안 됐다. 반헌법적 요소가 있어 절대 받을 이유가 없다’고 강하게 말했을 것 같은데 ‘야당의 전략에 의해 변화가 있지는 않을 것’이라는 건 의미는 비슷하지만 뉘앙스가 약간 다르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대표 심중에 어떤 변화가 있는지 며칠 봐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당원 게시판 논란 확산 가능성이 변수...추경호, 수습에 방점 찍어

당원 게시판 논란이 더 확산할지, 아니면 잦아들지가 변수다. 한 친한계 의원은 "논란이 수습되면 단일대오가 유지되겠지만, 한 대표 흔들기가 이어지면 말 그대로 '중대 결심'을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수습에 나섰다. 이날 국회 의원총회에서 “당분간 여기(당원 게시판)에 관한 공개 발언이나 논쟁을 자제하자”며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인 만큼 차분히 좀 더 상황을 지켜보자”고 자제를 당부했다. 그 결과 앞서 14일과 달리 이날 의총에서는 당원 게시판 관련 논쟁이 없었다. 원내지도부는 이와 별도로 이탈표에 대비해 재표결 시 소속 의원 전원이 기표소에 들어가지 않는 방식 등 표 단속 강화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김 여사 방탄을 위한 꼼수'라는 비판은 여전한 부담이다.

한 대표는 친윤계의 반응을 살핀 뒤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김 여사 특검에 찬성할 경우 자칫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방탄 전략에 휘둘린다는 당내 반발에 직면하는 것은 물론, 배신자 프레임에 갇힐 수 있기 때문이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 고영권 기자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 고영권 기자


친윤 일각 여전히 강경...권성동 "특검 연계는 명백한 해당행위"

그럼에도 친윤계 일각은 여전히 강경하다. '원조 친윤' 권성동 의원은 취재진과 만나 한 대표의 진상 규명을 거듭 촉구하며 "당원 게시판 문제를 김 여사 특검과 연계시킨다면 엄청난 후폭풍이 일어날 것이고 이는 명백한 해당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성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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