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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째 '눈폭탄'에 등교·출근길 불편 여전... "교수님이 오늘 출석 안 부른대요"

입력
2024.11.28 08:45
수정
2024.11.28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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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설에 대중교통 지연으로 연이틀 불편
빙판길에 차량들도 서행… 곳곳 통제도
경기 용인 사망 사고, 적설량 40㎝ 넘어

이틀 연속 눈이 내린 28일 오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관계자들이 제설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틀 연속 눈이 내린 28일 오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관계자들이 제설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8일 오전 서울지하철 2호선 사당역 승강장은 평소에 비해 발 디딜 틈 없이 혼잡했다. 출입문 앞 '네 줄 서기'를 해달라는 안내 방송에 질서가 갖춰지는 듯했지만, 전동차가 들어오자 지각을 면하기 위해 어떻게든 탑승하려는 사람들로 역은 아수라장이 됐다.

곳곳에서 불평불만과 한숨소리가 터져나왔다. 이처럼 붐비는 모습이 낯설었던지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는 이들도 있었다. 대학생 박건현(20)씨는 "교수님이 새벽에 오늘은 출석을 안 부른다고 공지를 하셨고, 다른 아침 수업은 취소됐다"며 "오늘처럼 사람이 많은 건 처음이었는데 가슴이 꽉 눌려 너무 답답했다"고 말했다.

수도권에 이틀째 많은 눈이 내렸다. 전날 폭설에 이어 이날도 밤사이 내린 눈으로 도로 혼잡과 열차 지연이 이어지면서 출근길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새벽 사이 안전사고도 곳곳에서 발생했다. 서울 전 지역에는 대설경보가 내려진 상태로 누적 적설량은 최대 40㎝에 이른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기준 대설 여파로 서울지하철 1호선과 수인분당선 등 일부 열차의 운행이 지연되고 있다. 선로에 쌓인 눈 등을 치우느라 열차 출발이 늦어져서다. 승강장엔 지각할까 봐 발을 동동 구르는 시민이 가득했다. 영등포역에서 만난 박범규(34)씨는 "회기역으로 매일 출퇴근하는데 20분째 열차가 하나도 안 오고 있다"며 "일부러 평소보다 일찍 나왔는데, 지각을 할 것 같다"고 토로했다.

눈이 쌓인 빙판길 탓에 버스를 이용하는 직장인들도 당황하긴 마찬가지였다. 회사원 김지원(37)씨는 "의왕 톨게이트에서 버스를 30분 넘게 기다렸다"며 "사람도 평소보다 두 배 많았고, 기사님도 길이 미끄러운지 천천히 운전하실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서울 시내 도로 곳곳의 차량 운행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서울시에 따르면, 오전 7시 기준 북악산길, 인왕산길, 와룡공원로, 흑석로 등 6곳의 교통이 통제됐다. 일부 구간의 통제는 곧 풀렸지만 평소보다 길이 막히는 상황이 지속됐다. 시는 전날부터 제설 비상근무를 2단계로 격상해 제설 총력 대응에 나선 상황이다. 인력 1만1,106명, 장비 1,936대를 동원해 제설제 살포, 도로에 쌓인 눈 밀어내기 등에 나섰다.

28일 서울 강남구 지하철2호선 강남역 승강장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승객들로 붐비고 있다. 뉴시스

28일 서울 강남구 지하철2호선 강남역 승강장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승객들로 붐비고 있다. 뉴시스

밤사이 폭설로 인한 인명피해도 발생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쯤 경기 용인시 백암면의 한 단독주택 앞에서 60대 A씨가 제설작업을 하다가 눈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쓰러진 나무 밑에 깔려 숨졌다. A씨는 심폐소생술을 받으며 병원에 이송됐으나 끝내 사망했다. 이날 오전 6시 기준 용인 지역 누적 적설량은 43.9㎝에 달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기준 서울과 경기 남부에 대설경보가 발효 중이다. 시간당 1~3㎝의 눈이 계속 내리고 있다. 누적 적설량은 수원 41.6㎝, 서울 27.8㎝, 인천 25.7㎝ 등이다. 기상청은 서울·경기 지역에 추가로 3~8㎝, 경기 남부 내륙 지역에는 최대 15㎝의 눈이 더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이승엽 기자
허유정 기자
문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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