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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기 SG배 한국일보 명인전] 완벽한 수읽기로 결승에 오른 박정환 9단

입력
2024.11.27 04:30
24면

흑 변상일 9단 vs 백 박정환 9단
패자조 5회전
[48]

6보

6보


11도

11도


12도

12도

두 기사 모두 초읽기에 몰린 상황에서 절체절명의 대마 수읽기 공방전이 펼쳐지고 있다. 백1은 필수. 이 자리를 끊겼다간 바로 대마 몰살이다. 흑2 역시 변상일 9단의 시간 연장책이자 최대한 중앙을 틀어막아 상변 대마사냥에 도움을 주겠다는 뜻이다. 백3은 11도 백1에 두는 게 더 간명했던 장면. 백7, 15가 선수로 작용해 백이 빅 형태로 삶을 확보할 수 있다. 이런 복잡한 상황에서 두 기사 모두 아직 수읽기에 확신이 없는 듯 착수하는 손길이 다급하다. 백7, 9가 그런 와중에 찾아낸 백의 승착. 중앙과 상변을 동시에 생환시키는 유일한 수였다. 당황한 변상일 9단은 흑10의 악수 교환 이후 흑12에 두었지만 결과적으로 이미 곤란한 상황이었다. 12도 흑1에 연결하는 것 역시 백2, 4로 진출하면 흑5와 백6의 끊음이 맞보기 되어 백 대마는 살아있다. 실전 백15가 이 대국의 결승점. 이 수를 발견한 순간 상변 백 대마가 살아있다. 변상일 9단이 흑16으로 옥쇄를 택하며 백29까지 흑이 도로 잡히게 됐다. 더 이상 둘 수 없는 흑이 돌을 거두며 종국. 박정환 9단의 백 불계승이다.

국후 인터뷰에서 박정환 9단은 “초반 단계에서 바꿔치기부터 계속 결과가 안 좋았던 것 같다. 그 후로도 계속 약간 비관하고 있었는데 중앙 대마 싸움으로 변하면서 해볼 만한 승부가 된 것 같다. 그 후에도 계속 복잡했는데 다행히 수가 성립했다”라는 총평을 남겼다. 반면 변상일 9단은 “초반엔 확실히 좋다고 느꼈는데 중반부터 큰 실수가 잦았던 것 같다. 내 실수가 계속 보여서 그 후론 계속 형세를 비관하며 뒀다”고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박정환 9단은 이 대국에서 승리를 거두며 결승전에 선착했다. 변상일 9단은 이지현 9단과의 패자 조 결승을 통해 재차 기회를 갖는다.


정두호 프로 4단(명지대 바둑학과 객원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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