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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봤더니]괴물 성능 자랑하며 전기차로 돌아온 'G 바겐'...거친 길 주행에도 안심이 됐다

입력
2024.12.01 09:00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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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벤츠 G580 시승기
제자리 돌기·급경사 자동 주행 등 새로운 기능
하부 탄소 복합 소재 패널로 배터리 안전 확보

메르세데스-벤츠 SUV 익스피리언스 센터에서 디 올 뉴 메르세데스-벤츠 G 580 위드 EQ 테크놀로지 차량을 타고 오프로드 체험을 하고 있다. 벤츠코리아 제공

메르세데스-벤츠 SUV 익스피리언스 센터에서 디 올 뉴 메르세데스-벤츠 G 580 위드 EQ 테크놀로지 차량을 타고 오프로드 체험을 하고 있다. 벤츠코리아 제공


전기차가 오프로드에서도 잘 달릴 수 있을까. 거친 진흙을 튕기고 자갈·나뭇가지가 널린 모래길을 뭉게며 힘차게 달려보고 싶다는 욕망은 전기차가 보편화된 미래에도 여전할 것이다. 물론 오프로드 차라면 안정적 승차감, 밀리지 않는 힘은 기본으로 갖춰야 한다. 내연 기관차의 영역으로만 여겨지는 오프로드 주행 감성을 전기차에도 그대로 살려낸 차가 메르세데스-벤츠 G클래스 'G580 위드 EQ 테크놀로지'(G580)다. 아니 기존 내연기관보다 더 놀라운 성능으로 다시 태어났다고 하는 편이 맞겠다.

각진 외형을 자랑하는 벤츠 G클래스는 흔히 '지 바겐'(G-Wagen)으로도 불린다. 이는 독일어 'Gelndewagen'(겔렌데바겐)의 줄임말인데 겔렌데가 오프로드(off-road)를 뜻하고 바겐은 차를 의미한다. 즉 지 바겐은 '오프로드 차'라는 뜻으로 태생부터 성격이 명확한 자동차다. 덕분에 이 차는 1979년 첫 출시부터 S클래스, E클래스와 함께 가장 오랜 기간 벤츠를 대표하는 차로 손 꼽혀 왔다. 40년 넘는 역사를 가진 G클래스가 첫 전동화 모델로 내놓은 차가 G580이다.


벤츠 G클래스 차량이 자연 원형 그대로 만들어진 오프로드 체험 코스를 달리고 있다. 벤츠코리아 제공

벤츠 G클래스 차량이 자연 원형 그대로 만들어진 오프로드 체험 코스를 달리고 있다. 벤츠코리아 제공


최근 경기도 용인 AMG 스피드웨이에서 G580을 타볼 기회를 얻었다. 벤츠는 최근 이 곳에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익스피리언스 센터'를 만들어 문을 열었는데 원하는 사람은 누구나 약간의 비용만 내면 벤츠의 SUV로 진짜 숲길 오프로드 체험을 즐길 수 있게 했다. 2만 6,000㎡ 땅에 마련된 오프로드 코스는 자연 지형을 그대로 살렸고 바위, 나무, 경사면 등을 최대한 원형 그대로 보존해 체험 코스를 꾸렸다고 벤츠 측은 설명했다. 실제 체험해보니 국내 어디에서도 경험해보지 못한 오프로드 코스를 직접 즐겨볼 수 있는 곳이었다. 덕분에 G580의 오프로드 성능을 시험하기에는 안성맞춤이었다.


가속 패달 발 떼고도 오르막 저절로 올라

벤츠 G클래스 차량이 30도 각도의 오르막길을 일정속도로 오르고 있다. 벤츠코리아 제공

벤츠 G클래스 차량이 30도 각도의 오르막길을 일정속도로 오르고 있다. 벤츠코리아 제공


이 날 타 본 G580의 가장 돋보인 기능은 '지능형 오프로드 크롤 기능'이었다. 오르막이나 내리막 길에서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인데 경사진 길에서 가속 패달이나 브레이크를 밟을 필요가 없게 해주는 기술이다. 우선 주행 전 차량 가운데 있는 여러 버튼을 알맞게 설정하면 30도가 넘는 오르막길에서도 가속 패달에서 발을 떼고 핸들만 조작해서 올라갈 수 있다. 단계 별로 시속 3~7㎞ 사이 속도를 일정하게 유지했는데 뒤로 밀릴 걱정이 없었다. 벤츠 관계자는 "이 기능이 G클래스 중에서도 전기차 모델에만 유일하게 적용됐다"며 "운전자가 가속 패달과 브레이크를 번갈아 조절하며 운전해야 하는 피로를 덜어준다"고 강조했다.


벤츠 G580 차량이 G-턴 기능을 이용해 제자리에서 뱅글뱅글 돌고 있다. 용인=강희경 기자

벤츠 G580 차량이 G-턴 기능을 이용해 제자리에서 뱅글뱅글 돌고 있다. 용인=강희경 기자


'G-턴'이라는 기능도 신기했다. 이는 차가 앞으로 가지 않고 제자리에서 뱅글뱅글 돌 수 있게 하는데 회전 반경이 좁고 막다른 오프로드 산길에서 방향을 바꿔야할 때 유용할 듯 보였다. 이 기능을 사용하려면 차량 중앙 디스플레이에서 로우레인지 버튼과 G-턴 버튼을 순서대로 누르고 핸들의 패들시프트를 밟은 채 가속 페달을 세게 밟는 방식으로 작동했다. 차가 제자리에서만 동그랗게 두세 바퀴를 돌았다.

'G-스티어링' 기능은 한쪽 바퀴는 고정시키고 다른쪽 바퀴를 이용해 회전하게 한다. 이 역시 좁은 공간에서 차가 방향을 바꿀 수 있게 해줬다. 이런 기능들은 전기차인 덕분에 가능해진 기술이다. 각 바퀴에 모두 네 개의 모터를 각각 달아 개별적으로 제어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G580의 각 바퀴 전기 모터는 각각 146.75마력(hp)의 힘을 발휘한다고 벤츠 측은 전했다.

배터리를 들어있지만 강을 건널 때도 특수 방수 설계로 오히려 도강 성능이 좋아졌다. G580은 최대 85㎝ 깊이 강을 건널 수 있는데 이는 내연 기관 모델보다 15㎝ 더 깊게 들어갈 수 있게 된 것이다.


특수 설계 탄소 패널로 배터리 안전 보호

11월 12일 경기 용인시 메르세데스-벤츠 SUV 익스피리언스 센터에서 플로리안 호프백 벤츠 고전압 배터리 개발·충전 시스템 총괄 매니저가 G580에 적용된 하부 패널을 보여주며 설명하고 있다. 용인=연합뉴스

11월 12일 경기 용인시 메르세데스-벤츠 SUV 익스피리언스 센터에서 플로리안 호프백 벤츠 고전압 배터리 개발·충전 시스템 총괄 매니저가 G580에 적용된 하부 패널을 보여주며 설명하고 있다. 용인=연합뉴스


특히 벤츠는 이날 자동차 배터리 안전성을 설명하는데 공을 들였다. 벤츠에서 고전압 배터리 시스템을 총괄하는 플로리안 호프백 매니저가 직접 방문해 G580의 배터리 시스템을 자세히 설명했다. 그는 G580에 적용된 탄소 소재 하부 패널을 직접 들고 와서 보여주며 차량 하부 긁힘 등으로 인한 배터리 손상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강조했다.

이 패널은 탄소 복합 소재로 만들어져 무게 58㎏, 두께 26㎜로 오프로드를 달릴 때 자갈 등이 튀어 배터리에 손상을 주는 것을 막아준다. 실제 만져보니 철판처럼 묵직하고 단단해 보였다. 호프백 매니저는 "이 하부 패널은 G클래스 전기차만을 위해 특별히 설계돼 적용 됐다"며 "테스트를 통해 10톤(t) 이상의 무게도 견디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G580은 118킬로와트시(㎾h) 용량의 중국 CATL(닝더스다이) 리튬 이온 배터리가 탑재됐고 1회 충전시 최대 주행 가능 거리는 392㎞다. 최고 출력 587hp과 최대 토크 118.7㎏f·m 성능을 발휘한다. 배터리 용량 10%에서 80%까지 충전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32분이다.

벤츠는 G580의 한정판 모델인 '에디션 원'을 올해 먼저 선보이고 일반 모델은 2025년 상반기 출시할 계획이다. 에디션 원 차량은 AMG 라인의 외장과 나이트 패키지의 조합으로 완성됐다. G580 에디션원 모델의 가격은 2억 3,900만 원부터다.

용인= 강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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