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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선 승리했는데 주가는 되레 하락... '트루스소셜'의 위기, 왜?

입력
2024.11.20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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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더는 소통에 검열받지 않아
트루스소셜 이용 필요성 적어져" 분석
올해만 수천억 손실... 지속 어려울 듯

지난 3월 26일 미국 증권거래소 모니터에 트루스소셜 모기업 트럼프 미디어 앤드 테크놀로지 그룹의 주가가 표시돼 있다. 당시 74달러대였던 이 회사 주가는 19일 29달러대까지 떨어진 상태다. 뉴욕=AP 연합뉴스

지난 3월 26일 미국 증권거래소 모니터에 트루스소셜 모기업 트럼프 미디어 앤드 테크놀로지 그룹의 주가가 표시돼 있다. 당시 74달러대였던 이 회사 주가는 19일 29달러대까지 떨어진 상태다. 뉴욕=AP 연합뉴스


1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의 모기업 '트럼프 미디어 앤드 테크놀로지 그룹'(이하 트럼프 미디어)의 주가가 전 거래일 대비 8.88%나 하락했다. 이에 따라 11·5 대선 이후 꾸준히 하락세를 타던 주가가 29달러대까지 주저앉았다. 대선 직전인 10월 최고치였던 51.51달러(10월 29일)보다 42%나 떨어진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는 트럼프 미디어의 대주주다. 이 회사 지분 53%를 보유하고 있다. 이 때문에 대선 이후 주가가 하락한 것은 의외로 평가된다. 당선자와 관련이 있는 회사들은 새 정권 출범 후 직간접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가 커지면서 주가가 오르는 게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이날 뉴욕타임스(NYT)는 온라인 분석회사 시밀러웹의 데이터를 인용해 최근 몇 달 새 트루스소셜의 방문자 수에 변화가 거의 없다고 전했다. 결과가 예측불허였던 만큼 대선 직전 트루스소셜에 가장 많은 방문자가 몰렸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지난달 방문자 수(약 1,000만 건)는 9월보다 도리어 20%가량 감소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약 46억 건이었던 엑스(X·옛 트위터) 한 달 방문자 수와 비교가 어려울 정도였다.

트럼프 당선자의 득세와 함께 커질 것으로 기대됐던 트루스소셜의 영향력이 외려 그 반대 경향을 보이는 것은 이 SNS가 출범하게 된 배경과 관련이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트럼프 당선자는 2021년 1월 지지자들의 워싱턴 국회의사당 폭동 사태 이후 각종 SNS 계정이 정지되자 '검열받지 않는 소통'을 천명하며 직접 트루스소셜을 만들었다. 그러나 올 들어 메타, X 등이 그의 계정 정지를 풀면서 다른 SNS에서도 트럼프의 메시지를 볼 수 있고, 지금은 모든 언론이 그의 발언을 세세히 전달하고 있다. 굳이 트루스소셜을 찾아야 할 필요가 없어진 셈이다.

NYT는 "트럼프 미디어는 수익 모델을 구축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올해 첫 9개월 동안 3억6,400만 달러(약 5,065억 원)의 손실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기업으로서 지속가능하지 않은 상황이라는 의미다. 제이 리터 플로리다대 금융학 교수는 회사 매출과 기업가치 사이 격차가 너무 크다고 지적하면서 "이 회사가 유일하게 잘하고 있는 것은 과대평가된 주식을 판매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다만 NYT는 트럼프 지지자 사이에서 '애국심'을 앞세워 트럼프 미디어 주식을 사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고, 트럼프 당선자가 이 회사 지분을 매각할 생각이 없다고 못 박았던 점을 들어 단기적 정체성 위기일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실리콘밸리= 이서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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