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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집단학살 중" 유엔 보고서에... "거짓말 말라" 반박한 이스라엘

입력
2024.11.15 17:41
수정
2024.11.15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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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휴먼라이츠워치 "이스라엘 전쟁범죄 중"
이스라엘 "완전한 거짓... 우린 테러와 싸울 뿐"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14일 가자지구 가자시티에서 이스라엘군 공습을 받은 학교 주변에 모여 있다. 가자시티=로이터 연합뉴스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14일 가자지구 가자시티에서 이스라엘군 공습을 받은 학교 주변에 모여 있다. 가자시티=로이터 연합뉴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를 궤멸하겠다'며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벌이는 전쟁이 집단학살(제노사이드)에 해당한다는 유엔 보고서가 14일(현지시간) 나왔다. 같은 날 국제 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HRW)도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인종 청소, 강제 이주 등 전쟁범죄를 저지르고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냈다. 이러한 일관된 지적에도 이스라엘은 "완전한 거짓"이라고 반박했다.

'이스라엘 악행' 지적한 유엔과 인권단체

팔레스타인 주민 인권에 영향을 미치는 이스라엘 관행을 조사하는 유엔 산하 특별위원회는 이날 발표한 연례 보고서에서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저지른 전쟁은 대량의 민간인 사상자를 냈고 팔레스타인 주민에게 의도적으로 생명을 위협하는 상황을 강요하고 있는데, 이는 집단학살 특성과 일치한다"고 밝혔다. 이날 가자지구 보건부 집계 기준 가자지구 전쟁 사망자는 4만3,736명이다.

유엔 보고서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의도적으로 방해했다면서 "정치·군사 이익을 위해 생명을 구하는 물품을 도구화한다"고도 덧붙였다. 특별위원회는 1968년 유엔총회 결의에 따라 설치된 기구로, 스리랑카·말레이시아·세네갈로 구성됐다.

같은 날 발표된 HRW 보고서도 "이스라엘 정부는 탈출 경로로 탈출하는 팔레스타인 민간인을 죽이고, 안전 지대로 설정한 곳에 폭탄을 터뜨렸다"고 지적했다. '안전 지대로 대피하라'는 이스라엘의 명령은 일관성이 없는 데다, 부정확하고, 민간인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을뿐더러, 대피가 가능한 만큼의 시간 여유를 주지 않는다는 점에서 오히려 민간인들의 두려움만 증폭시켰다는 게 보고서 결론이다. HRW 보고서는 또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주민들의 대량 이주를 강요했는데 그것을 정당화할 만한 그럴듯한 군사적 이유는 없다"고도 지적했다. HRW는 전쟁 이후 가자지구 인구의 90%에 해당하는 190만 명의 팔레스타인이 강제 이주했다고 본다.

가자지구 데이르알발라에 있는 병원 영안실에서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14일 이스라엘 공습으로 사망한 이를 추모하고 있다. 데이르알발라=AP 연합뉴스

가자지구 데이르알발라에 있는 병원 영안실에서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14일 이스라엘 공습으로 사망한 이를 추모하고 있다. 데이르알발라=AP 연합뉴스


이스라엘 "보고서는 하마스 편향적... 거짓"

이스라엘은 전혀 반성하지 않았다. 오렌 마모르스타인 이스라엘 외무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HRW 보고서는 완전히 거짓이고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며 "이스라엘은 하마스 테러 역량을 해체하는 데만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가자지구 민간인 생명은 이들을 '방패'처럼 이용하는 하마스 때문에 위협받는 것이라는 주장도 덧붙였다. 이스라엘방위군(IDF)도 성명을 통해 "HRW 보고서는 하마스가 통제하는 출처에 크게 의존해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미국은 이스라엘을 두둔하고 나섰다. 베단트 파텔 미국 국무부 부대변인은 유엔 특별위원회 보고서에 동의하지 않는다면서 "인도주의 상황과 관련한 그런 종류의 표현과 비난에는 확실히 근거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국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인도주의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충분한 조치를 취했다'고 12일 발표하기도 했다.

베를린= 신은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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