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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천개입 핵심 명태균 구속... '尹 여론조사' 등으로 수사 확대 가능성

입력
2024.11.15 01:25
수정
2024.11.15 01:58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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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까진 김영선과의 돈거래에 수사 집중
신병 확보 후 여론조사 왜곡 등 수사 확대
尹 공천개입 '스모킹건' 가능성 배제 못해

윤석열 대통령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오른쪽 두 번째)씨가 14일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지법에서 열린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창원=뉴스1

윤석열 대통령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오른쪽 두 번째)씨가 14일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지법에서 열린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창원=뉴스1

대통령 부부 이름까지 오르내리는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인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가 구속됐다. 이로써 그간 명씨와 관련해 불거졌던 각종 의혹에 대한 수사에 탄력이 붙게 됐다. 일단 검찰은 명씨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입증을 위해 추가 수사를 진행하면서, 그가 관여한 것으로 의심 받는 여론조사 왜곡·조작 의혹 등 다른 사건까지 수사를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명씨와 많은 대화를 주고받았던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에 대한 사실관계 파악도 피할 수 없는 수순이다.

창원지법 영장전담 정지은 부장판사는 14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는 명씨와 김영선 전 의원 등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거쳐 이튿날 오전 1시 20분쯤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정 부장판사는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발부 이유를 설명했다. 김 전 의원도 같은 이유로 구속됐다.

다만, 명씨 등에게 2022년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공천 관련 불법 정치자금을 공여한 혐의를 받고 있는 고령군수 예비후보자 배모씨, 대구시의원 예비후보자 이모씨 등 2명에 대해선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정 부장판사는 "범죄 성립 여부에 관해 다툼이 있다"면서 "피의자의 방어권을 보장할 필요가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현 단계에서 피의자를 구속해야 할 필요성과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명씨는 2022년 6월 1일 실시된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김영선 전 의원이 국민의힘 경남 창원·의창 후보로 전략공천을 받고, 향후 선거에서도 전략공천을 받게 해주겠다면서 김 전 의원으로부터 7,600만여 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김 전 의원이 2022년 8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매달 20일 전후로 16회에 걸쳐 회계 담당자였던 강혜경씨를 통해 명씨 측에 송금한 것으로 보고 있다. 명씨는 영장심사에서 "영장에 나온 돈은 정치자금이 아니라 강씨에게 빌려준 돈을 돌려받은 것"이라고 항변했지만, 검찰은 대가성이 있다고 본다.

검찰은 우선 명씨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입증에 주력할 예정이다. 명씨가 김 전 의원 등에게 공천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어떤 언급을 했는지, 영장청구 당시까지 파악된 돈 외에 더 받은 돈은 없는지 등이 주된 관심 대상이다.

김 전 의원과의 돈거래에 대가성이 있다는 점이 명확해지면, 검찰 수사는 명씨와 관련한 다른 의혹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명씨는 김 전 의원에게 돈을 받는 과정에서 윤 대통령 부부 등 정계 유력 인사들과 친밀한 관계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고, 대통령 부부와 직접 통화를 했던 정황이 다수 확인됐다. 결국 윤 대통령과 김 여사의 행적에 대한 사실 확인 작업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

먼저 윤 대통령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여론조사를 왜곡·조작했다는 의혹이 수사선상에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달 공개된 녹취록에 따르면 명씨는 국민의힘 대선 2차 경선이 진행 중이던 2021년 9월 29일 미래한국연구소 소속 직원이었던 강씨와의 통화에서 "젊은 애들 응답하는 계수 올려서 윤석열 후보가 홍준표 후보보다 한 2% 앞서게 해달라"고 말했다. 명씨는 '인구비례에 따른 가중치 두는 방식을 설명한 것' 등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라고 한다. 실제로 여론조사가 왜곡·조작됐는지, 그렇다면 누구의 부탁이나 영향을 받아 결과를 내기 위해 어떤 방식을 사용했는지 등이 확인해야 할 대상으로 지목된다.

이 과정에서 윤 대통령의 공천 개입 의혹을 뒷받침하는 증거가 갑자기 튀어나올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더불어민주당이 공개한 통화 녹취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김 전 의원이 창원·의창 공천을 받기 전날인 2022년 5월 9일 명씨에게 "(공천관리위원회에) 김영선이 좀 해줘라 그랬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이 뒤늦게 "(윤 대통령이 당시) 공관위로부터 공천 관련 보고를 받은 적도 없고, 공천을 지시한 적도 없다"고 해명했지만 개입 의혹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더구나 당시 국민의힘 대표이던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2022년 6월 지방선거 당시 윤 대통령이 특정 인물을 공천해달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아직 명씨와 윤 대통령의 대화를 담은 녹취 원본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고, 명씨는 자신도 원본을 갖고 있지 않다고 한다. 구속된 명씨가 해당 원본을 임의제출하거나 강제수사를 통해 해당 녹취가 확보될 경우 의혹은 일파만파 번질 수도 있다. 검찰은 구속된 명씨를 상대로 지금까지 제기된 각종 의혹에 대해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해 실체를 규명할 방침이다.

정준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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