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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등에 업은 머스크...위기 탈출 바라는 LG엔솔에 기쁨일까? 슬픔일까?

입력
2024.11.15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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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엔솔, 미국 테라젠에 2조 원 규모 ESS 공급
스페이스X 우주선에도 배터리 납품

전력망용 ESS 배터리 컨테이너 제품. LG에너지솔루션 제공

전력망용 ESS 배터리 컨테이너 제품. LG에너지솔루션 제공


LG에너지솔루션(LG엔솔)의 미국 법인 LG에너지솔루션 버테크(버테크)는 미국 재생에너지 기업 테라젠과 대규모 에너지저장장치(ESS) 공급 계약을 맺었다고 14일 밝혔다.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으로 이차전지 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LG엔솔은 잇따른 수주 소식을 전하며 홀로 치고 나가는 모습이다.

버테크는 계약에 따라 2026년부터 4년 동안 최대 8기가와트시(GWh) 규모의 ESS를 공급할 예정이다. 이는 약 80만 가구(4인 기준) 이상이 하루 동안 쓸 수 있는 전력량이다. 이 제품은 고용량 리튬인산철(LFP) 롱셀 'JF2 셀'이 들어간 컨테이너형 모듈러 제품으로 북미 현지에서 생산될 계획이다. 회사는 ESS 성능을 분석하고 전체 데이터를 실시간 모니터링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에어로스도 함께 제공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특히 이번 계약은 버테크 출범 후 최대 규모의 성과로 파악된다. 버테크가 계약 금액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컨테이너 가격을 킬로와트(㎾)당 170∼190달러라고 가정할 경우 약 2조 원 규모로 업계는 예상했다. 버테크는 LG엔솔이 2022년 2월 미국 ESS 시스템통합(SI) 기업 NEC에너지솔루션을 인수하며 띄운 ESS SI 전문 기업이다.

LG엔솔은 버테크의 사업 역량을 발판 삼아 배터리 공급뿐만 아니라 ESS 통합 설루션까지 영역을 넓혀 글로벌 ESS 시장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겠다는 목표다.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ESS 시장은 2023년 185GWh에서 2035년 618GWh까지 세 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포트폴리오 다변화로 대외 불확실성 돌파

김동명 LG엔솔 대표가 12일 경기 광주 곤지암리조트에서 열린 '2024 파트너스 데이' 행사에 참석해 환영사를 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제공

김동명 LG엔솔 대표가 12일 경기 광주 곤지암리조트에서 열린 '2024 파트너스 데이' 행사에 참석해 환영사를 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제공


LG엔솔은 최근 잇따라 제품 공급 수주 계약을 밝히며 미래 곳간을 차분히 채워가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우주선에도 배터리를 공급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큰 관심을 모았다.

이 회사는 8일 미국 전기차 리비안에 차세대 원통형 4695(지름 46㎜·높이 95㎜) 배터리를 5년 동안 총 67GWh 공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약 8조 원 규모 계약으로 업계는 추정했다. 이에 앞서 LG엔솔은 메르세데스-벤츠 계열사를 상대로 조단위 배터리를 공급하는 계약을 했고 포드와도 13조 원 규모 전기 상용차 배터리 셀·모듈의 공급 계약을 맺었다.

최근에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우주 기업 스페이스X의 우주선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주목받았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전기차에 집중된 이차전지가 차별화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우주선뿐만 아니라 휴머노이드 로봇 등 다른 시장으로도 커질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졌다.

다만 업계에서는 차기 트럼프 행정부가 전기차 혹은 배터리 산업 지원 예산을 축소하거나 폐지할 가능성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만든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라 지급된 보조금이 미국에 투자한 한국 배터리 기업이 불황 속에서도 버티는 데 큰힘이 됐기 때문이다.

반면 업계에서는 최측근인 머스크가 트럼프의 정부효율부 수장에 오른 점을 들어 오히려 배터리 활용 분야가 더 넓어질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김동명 LG엔솔 대표는 12일 열린 협력사 행사에서 "올 한 해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잇따른 수주에 성공하며 대체할 수 없는 고객 가치를 증명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강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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