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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2기’ 미 국방장관 파격 인사·내부 숙청 예고에… 펜타곤 ‘패닉’

입력
2024.11.14 19:00
수정
2024.11.14 19:03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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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령 출신 40대 폭스 진행자 장관 지명에
"훨씬 낮은 직책도 부적합" "대체 누구냐"
군 내 칼바람도 불 듯 "해고 명단 작성 중"

미국 국방부(펜타곤) 문장이 2022년 워싱턴 국방부 연단에 붙어 있다. 워싱턴=AP 뉴시스

미국 국방부(펜타곤) 문장이 2022년 워싱턴 국방부 연단에 붙어 있다. 워싱턴=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파격적인 '2기 행정부' 구상에 미 국방부(펜타곤)가 패닉에 빠졌다. 군 지휘 경험이 부족한 폭스뉴스 진행자 피트 헤그세스(44)가 국방장관으로 낙점된 데 이어 '국방부 고위직이 대거 숙청될 것'이라는 얘기까지 흘러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폭스뉴스 진행하다 국방장관… 펜타곤 '충격'

미국 CNN방송은 13일(현지시간) 전현직 미군 고위 사령관들이 전날 헤그세스의 국방장관 지명 소식에 격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말도 안 된다" "빌어먹을 악몽" 등 격렬한 반응 일색이라고 한다.

육군 소령 출신인 헤그세스는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전쟁 참전 외에 별다른 군 관련 경력이 없다. 언론 인터뷰에서 "군 내 진보 인사를 해임해야 한다"고 주장하거나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를 지지해 온 정도다. 군사 정책 경험이 전무한 '40대 예비역 소령'이 펜타곤 수장에 오르는 셈이다.

당장 헤그세스의 '전문성 부족'에 대한 비판이 대두됐다. 미 국방부 출신 전직 관료는 폴리티코에 "(헤그세스는) 사회적 정의에 대해 떠드는 것으로 알려졌을 뿐, 군 복무 이후 국가 안보와 관련해 의미 있는 일을 한 적이 없다"며 "국방장관은 지루하고 어려운 일이고, 폭스뉴스에서 거들먹거리는 것과는 아무 관련이 없다"고 불만을 쏟아냈다. 한 방위 산업 로비스트는 "이 자식은 대체 누구냐(who the fuck is this guy)"라는 거친 말로 황당함을 표출했다.

영국 로이터통신도 "미 국방부 관계자들은 헤그세스가 그 직위에 적합하다고 볼 자격이 있는지 의문을 제기했다"고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고위 국방부 인사는 "헤그세스는 훨씬 낮은 직책에도 적합하지 않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 초대 국방장관으로 지명된 피트 헤그세스 폭스뉴스 진행자가 2016년 12월 미 뉴욕 트럼프타워에서 트럼프를 만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뉴욕=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 초대 국방장관으로 지명된 피트 헤그세스 폭스뉴스 진행자가 2016년 12월 미 뉴욕 트럼프타워에서 트럼프를 만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뉴욕=AP 연합뉴스


국방부 내 '배신자 라인' 숙청될 듯

잇따르는 '국방부 내 숙청 예고'도 트럼프 2기의 대격변을 암시한다. 로이터는 이날 소식통 2명을 인용해 "트럼프 2기 정부 인수위원회 구성원들은 '해임 대상' 군 장교 명단을 작성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전날 월스트리트저널도 정권 인수팀이 군 장성을 쉽게 쫓아낼 수 있도록 '전사위원회' 조직 설치를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사실상 '살생부' 작성인 셈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배신자 숙청' 목적이 강해 보인다. 한 소식통은 "(트럼프 1기 행정부 소속이던) 마크 밀리 전 합참의장이 임명·승진시킨 인사는 모두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출간된 워싱턴포스트 기자 밥 우드워드의 저서 '전쟁'에는 밀리 전 의장이 트럼프를 "본질적으로 파시스트"라고 평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찰스 브라운 현 합참의장도 해임 1순위라는 전언이 나왔다. 앞서 헤그세스는 '그는 흑인이라 자리를 얻은 것'이라고 비난한 바 있다.

김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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