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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벽도 허물어 가는 독일 통일 3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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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연결시대입니다. 글로벌 분업, 기후변화 대응, 빈곤퇴치 등에서 국적을 넘어선 세계시민의 연대가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같은 시대, 같은 행성에 공존하는 대륙과 바다 건너편 시민들의 민심을 전합니다.
동·서독 출신 사이의 삶의 관점과 만족도 차이가 급감하는 등 베를린 장벽 붕괴(1989년 11월 9일) 이후 독일 통일에 따른 주민 간 위화감이 사실상 사라진 것으로 추정됐다.
12일 갤럽에 따르면 동·서독 지역 주민을 상대로 2008~2010년과 2022~2024년의 설문조사를 비교한 결과, 두 집단 사이의 이질감이 크게 해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질문 내용은 △주요 국가 기관 신뢰도 △종교 △경제 사정 △생활 서비스 만족도(교육ㆍ의료ㆍ사회간접자본 등) 등 생활 지표 53개 지표였다.
53개 지표 중 18개 지표는 동·서독 주민 간 견해(신뢰도ㆍ만족도 등)차가 14년 사이에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고, 29개 지표는 양쪽 의견이 비슷했다. 간극이 더 커진 지표는 6개에 불과했다. 또 53개 지표의 평균 격차도 2008~10년에는 4.9%포인트 차이였지만, 최근 조사에선 2.2%포인트로 절반 이상 줄었다.
갤럽은 먼저 “종교적으로 통합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서독 지역의 기독교인 비율은 2008~10년 82%에서 2022~24년 69%로 비율이 다소 감소했다. 그러나 동독은 같은 기간 48%에서 54%로 늘어났다. 동·서독 주민의 종교적 이질성이 점차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정부 기관에 대한 신뢰 및 서비스 만족도는 동독 지역에서 크게 상승하면서 동·서독 주민이 상당 부분 비슷한 수준의 정부 서비스를 누리는 것으로 분석됐다. 사법부에 대한 신뢰는 서독 지역에선 2008~2010년 60%에서 2022~2024년 70%로, 동독 지역에선 46%에서 68%로 급상승하면서 두 지역의 신뢰도가 거의 비슷했다. 경찰 신뢰도 역시 2022~2024년에는 서독 86%, 동독 81%를, 군대 신뢰도는 서독 61%, 동독 57%로 나타났다. 교육 시스템에서도 동독 주민 만족도가 2008~2010년 47%에서 2022~2024년 56%로 상승해 서독 주민 만족도(62%)와 거의 비슷해졌다.
갤럽은 동독 지역에서 기부 활동이 급증한 것에 주목했다. 동독 지역 주민 중 ‘최근 돈을 기부한 적이 있다’는 답변은 2008년 조사에서는 43%에 머물렀지만 2024년에는 56%로 증가했다. ‘자원봉사를 한 적이 있다’는 21%에서 27%로, ‘모르는 이를 도운 적이 있다’는 53%에서 60%로 각각 증가했다. 갤럽은 “기부 활동은 사회 내에서 타인의 신뢰 수준을 나타낸다”면서 “동독 지역에서 이웃 주민에 대한 신뢰가 상당히 강화되고 삶의 여유도 생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선거 제도나 미국 리더십에 대한 신뢰도 등 일부 지표에서는 인식 차이가 확대됐다. 갤럽은 “1989년 물리적 장벽은 무너졌지만, 동·서독 분열이 완전히 끝난 건 아니었다. ‘머릿속 벽’(Die Mauer im Kopf)이 정치·문화·심리적 면에서 여전했다”면서 “실제로 동독 지역은 여전히 인구가 적고 경제 생산성 및 임금이 낮다. 투표 성향도 다르다. 특히 극우 정당은 동독지역에서 더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직 완벽하진 않지만, 주민 간 삶의 관점이나 만족도 등이 점점 비슷해지는 것은 분명하다”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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