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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발견된 금성호 갑판장 빈소, 가족도 지인도 '망연자실'

입력
2024.11.11 18:00
수정
2024.11.11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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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발견 실종자 빈소는 해운대백병원 장례식장에

11일 오후 부산 고신대학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진 금성호 실종 사망자 이모씨의 빈소 입구. 권경훈 기자

11일 오후 부산 고신대학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진 금성호 실종 사망자 이모씨의 빈소 입구. 권경훈 기자

“(아버지께서 돌아가신) 이 상황에서 무슨 말을 어떻게 하겠습니까?”

11일 오후 2시쯤 부산 서구 고신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금성호 갑판장 이모(64)씨의 아들은 비통함에 말을 잇지 못했다. 30대인 아들은 간간이 찾아오는 조문객을 맞이하는 순간 외에는 아무 말 없이 앉아 빈소를 지켰다.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온 이씨의 영정 사진 앞에서 부인과 딸 등 다른 유족들도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앉아 있었다. 이씨의 아들은 “할 말이 없으니 돌아가 달라”면서 계속 손사래를 쳤다. 유족들은 시신이 도착한 전날부터 빈소를 차리는 동안에도 계속 오열하며 제대로 몸을 가누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성호 침몰사고 실종자 12명 가운데 사고 발생 40여 시간 만에 처음으로 숨진 채 발견된 이씨의 시신은 지난 10일 오후 6시 45분쯤 항공편으로 부산으로 운구돼 이 장례식장으로 옮겨졌다. 빈소 식당에 앉아 있던 친인척들은 “아직 배를 탈 정도로 아주 건강했는데 이런 일이 생길 줄 누가 알았겠느냐?”며 “경남 통영에서 태어나 결혼할 무렵부터 부산에서 살며 열심히 일해 자식들을 잘 키웠다”면서 비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숨진 이씨는 지난 8일 오전 4시 31분쯤 제주시 비양도 북서쪽 약 22km 해상에서 부산 선적 대형 선망 금성호에 타고 있다 선박이 갑자기 전복하면서 실종됐다. 이씨는 지난 9일 야간 수색이 진행되던 중 선체 주변 해저면 92m 지점에서 해군 원격조종수중로봇(ROV)에 의해 발견됐다.

금성호의 선사 관계자들도 빈소에서 슬픔을 같이했다. 회사 관계자들은 “갑작스러운 사고 소식과 동료들의 비보에 너무 놀랐다”면서 “그저 애통할 뿐”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 회사 동료는 “시신을 찾아 그나마 다행이라고 여기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는 상황”이라며 말을 아꼈다.

이날 오후 5시 30분쯤에는 박형준 부산시장이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부산시는 이번 사고로 숨진 고인 2명에게 시민안전보험금을 지급한다는 방침이다.

이씨에 이어 숨진 채 발견된 또 다른 실종자 이모(65)씨는 제주에서 항공편으로 부산으로 이동, 이날 오후 4시 30분쯤 해운대백병원 장례식장으로 옮겨졌다. 유족 등을 중심으로 이씨에 대한 빈소 준비와 구체적인 장례 일정 등에 대한 조율이 진행 중이다.

사고 당일 심정지 상태로 구조됐다 숨진 한국인 선원 2명의 발인식도 이날 눈물 속에서 치러졌다.

부산= 권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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