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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끝낸다'는 트럼프와 조기 대화 추진… 우크라이나는 잰걸음, 러시아는 여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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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 간 회동을 추진하고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영토 약 20%를 점령한 상태에서 트럼프 당선자가 종전을 추진할 것'이라는 불안한 예측이 현실화하기 전 '담판'을 지으려는 모습이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와 유럽연합(EU)도 트럼프 2기 충격파 최소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반면 트럼프 당선자와 협상 신호를 어느 정도 주고받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트럼프 당선자 제안을 경청하겠다'는 메시지를 발신하는 등 여유를 부리고 있다.
'트럼프 당선자가 우크라이나에 불리한 조건으로 러시아와 종전을 서두를 것'이라는 이야기는 당선 확정(11월 6일) 이후 끊이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선 캠프에 참여했던 전략가 브라이언 란자는 9일 영국 BBC방송 인터뷰에서 "만약 젤렌스키 대통령이 '크림반도가 있어야만 평화가 가능하다'고 말한다면 '협상에 진지하지 않다'는 뜻이다"라고 말했다. 2014년 러시아가 강제 병합한 크림반도 탈환을 목표로 삼는 우크라이나에 완전히 선을 그은 것이다. 란자는 "크림반도는 사라졌다"고도 했다.
'트럼프 당선자가 현재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선에 완충 지대를 설정할 것' 등의 보도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영국 텔레그래프 등에서 잇따르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영토 포기' 등을 전제로 한 종전 논의가 더 진전되기 전 트럼프 당선자를 만나 '우군'으로 만들고 싶어 한다. 안드리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무부 장관은 9일 수도 키이우에서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와 가진 기자회견에서 "(젤렌스키 대통령과 트럼프 당선자 간) 회동을 조직하기 위한 실질적인 준비 작업에 착수하기로 합의했다"고 알리며 강력한 대화 의사를 표명했다.
EU는 '트럼프 체제에서도 EU가 우크라이나를 지속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보렐 고위대표는 "러시아 무기에 활용되는 외국산 부품을 표적으로 삼는 15번째 대(對)러시아 제재를 준비 중"이라고 밝히는 한편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은 더 빨라져야 하고 자체적 방해 요인은 줄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행정부도 잔여 임기 내 최대한의 지원을 하려는 모습이다. WSJ는 '바이든 행정부가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을 위해 확보한 자원은 약 90억 달러(약 12조6,000억 원)인데, 트럼프 당선자 집권(내년 1월) 전 최대한 사용하고자 한다'는 취지로 보도했다. 다만 무기 비축량이 부족하다는 게 함정이다.
우크라이나에 불리한 쪽으로 트럼프 당선자 구상이 전개되는 데 대해 러시아는 흡족해하고 있다. 세르게이 랴브코브 러시아 외무부 차관은 9일 러시아 인테르팍스통신에 "(전쟁에 대한) 트럼프 당선자의 위기 해결 방안을 경청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자와 푸틴 대통령은 서로와 대화할 의향이 있다는 의사를 이미 밝힌 상태다. 다만 "트럼프 당선자가 제시하는 해법은 간단하지 않을 것"이라고도 경계했다.
이런 가운데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와 북한 중 한쪽이 무력 침공을 받아 전쟁 위기에 처하면 다른 한쪽이 군사 지원을 제공한다'는 상호 방위 조약에 9일 최종 서명하는 등 안보 우려를 연일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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