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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만나 '동아시아 억지력'으로 호소하려는 일본 이시바

입력
2024.11.08 15:51
수정
2024.11.08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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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중 뉴욕·플로리다서 대면 회담 추진
아베 전 총리처럼 빠른 신뢰 쌓기가 목표
"이시바·트럼프 성격 정반대"... 우려도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지난달 11일 라오스 비엔티안 국립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 참석해 팔짱을 낀 채 앉아 있다. 비엔티안=뉴시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지난달 11일 라오스 비엔티안 국립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 참석해 팔짱을 낀 채 앉아 있다. 비엔티안=뉴시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이달 안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를 직접 만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2016년 트럼프 당선자가 처음 미 대통령에 당선됐을 때 해외 정상 중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와 가장 먼저 만났던 것처럼 미일 정상 간 신뢰 관계를 하루라도 빨리 구축하려는 취지다. 이시바 총리는 미일 안보 협력을 통해 동아시아 안보 위협에 대응해야 한다는 점을 호소할 것으로 보인다.

8일 일본 요미우리신문,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시바 총리는 15, 16일 페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18, 19일 브라질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전후로 미국을 방문해 트럼프 당선자와 만나기 위한 일정 조율에 들어갔다.

회담 장소는 뉴욕이나 플로리다주(州)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요미우리와 니혼게이자이(닛케이)는 "회담 장소는 트럼프 당선자의 거점인 뉴욕 트럼프타워나 그의 거주지가 있는 플로리다가 유력하다"고 전했다.

이시바 총리가 조기 회담을 서두르는 이유는 정상 간 신뢰 관계를 중시하는 '트럼프식 외교'에 맞추려는 의도다. 아베 전 총리는 2016년 11월 미국으로 가 당시 트럼프 당선자와 만났다. 트럼프 당선자가 첫 대선 승리 후 가장 처음 만난 외국 정상이 아베 전 총리였고, 이 만남은 두 정상 간 밀월 관계 구축에 도움이 됐다. 요미우리는 "트럼프 당선자의 외교는 각국 정상과의 개인적인 관계로 좌우되는 경향이 강하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6일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 컨벤션센터에서 대선 승리 연설을 하고 있다. 플로리다=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6일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 컨벤션센터에서 대선 승리 연설을 하고 있다. 플로리다=AP 뉴시스

이시바 총리는 트럼프 당선자에게 '미일관계를 통한 억지력 강화'를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다자간 안보 협력 체계에 부정적인 트럼프 당선자를 설득해 미일관계를 유지하려는 것이다. 닛케이는 "미일동맹을 바탕으로 한 동아시아 억지력 유지의 중요성을 공유할 기회"라고 전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시바 총리와 트럼프 당선자 간 궁합이 맞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 7일 전화 통화 시간이 이를 보여준다. 이시바 총리와 트럼프 당선자는 이날 5분간 통화했는데, 2016년 아베 전 총리 20분, 2020년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 15분(당시 조 바이든 당선자)과 비교하면 짧은 편이다. 이번 대선 승리 후 트럼프 당선자와 윤석열 대통령 간 통화 시간도 12분이었다.

이시바 총리가 골프를 하지 않아 '골프 외교'도 불가능하다. 아베 전 총리와 트럼프 당선자 모두 골프가 취미로, 골프를 통해 친분을 쌓았다. 2016년 첫 만남 때도 아베 전 총리는 황금색 골프채를 트럼프 당선자에게 선물한 적이 있다. 이시바 총리 측근은 지지통신에 "이시바 총리와 트럼프 당선자의 성격은 정반대"라고 말했다.




도쿄= 류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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