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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줄이고 일하라"는 착취에 '낮잠'으로 저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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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한 작은 공간에서 2017년 '집단 낮잠 체험'이라는 행사가 열렸다. 주최자는 트리샤 허시라는 가난한 흑인 여성. 당시 신학대학원 졸업반이었던 허시는 과로로 소진된 삶의 돌파구를 찾기 위해 의식적인 휴식 수행을 결심했다. 반신반의하며 시작했지만 처음 만난 사람들이 한데 모여 잠을 푹 자는 모습을 보고 적극적 휴식의 필요성에 확신을 갖게 됐다. 그는 이후 '낮잠사역단(Nap Ministry)'을 창립하고 미국 전역을 돌며 '휴식은 저항이다' 운동을 하고 있다.
"잠은 죽어서 자는 것"이라는 말은 노동자를 착취하는 자본주의 시스템을 가장 극적으로 표현한다. 생산성, 효율성으로 돌아가는 체제에서 휴식은 사치다. 현대인은 어느 순간부터 쉬는 것에 죄책감을 갖는다. 허시가 운영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도 "뭔가 하고 있어야 할 것 같은 기분이에요" "하루 종일 여가를 즐기면 게으르고 무가치한 인간으로 느껴져요"와 같은 메시지가 쏟아진다. 어느새 '남들 놀 때 놀고, 쉴 때 쉬어서는 성공할 수(돈을 벌 수) 없다'는 가치를 내면화한 현대인의 군상이다.
자본주의의 세뇌에 휴식으로 저항하기로 했다면 방법은 꼭 낮잠이 아니어도 된다. 저자는 차 마시기, 명상하기, 춤추기 등 각양각색의 쉬는 방법을 추천한다. 중요한 건 휴식을 미루지 않는 것. 돈과 시간, 휴가 제도가 없을지라도 반드시 쉬라고 저자는 말한다. "자본주의는 우리가 죽기 전에는 무너지지 않을 수 있는 데다 고쳐 쓸 수도 없다. 우리가 할 일은 상상하지도 못할 것 같던 방식으로 자기 몸과 시간을 되찾는 것이다." '존재하되 속하지 말라'는 저자의 외침에 몸과 마음이 공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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