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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 서리풀·대곡역세권 등 수도권 4곳 그린벨트 푼다… 5만 가구 공급

입력
2024.11.05 15:00
수정
2024.11.05 17:25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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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신규 택지 공급 방안 발표
서울 1곳, 경기 3곳 그린벨트 해제
서리풀 2만 호·55% 신혼부부 장기전세
행정 절차 단축해 2029년 첫 분양 개시

서울 서초구 내곡동 개발제한구역 일대. 연합뉴스

서울 서초구 내곡동 개발제한구역 일대. 연합뉴스

정부가 공공아파트 5만 호를 공급하기 위해 서울 1곳·경기 3곳의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을 해제한다. 특히 국민 체감도를 높이기 위해 행정 절차를 대폭 줄여 5년 뒤인 2029년 첫 분양을 개시한다는 계획이다. 내년 상반기엔 공공아파트 3만 호 신설 후보지를 추가로 발표한다.

서초 서리풀지구에 2만 호 짓는다

그래픽 송정근 기자

그래픽 송정근 기자


국토교통부는 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8·8 주택공급 활성화 방안 후속 조치로 이런 내용의 '수도권 신규 택지 공급' 방안을 발표했다. 당시 정부는 2030년까지 서울·수도권에 '21만 호+α'를 공급하되 이 중 8만 호는 서울과 그 인접 지역 그린벨트를 풀어 신규 공공택지를 조성해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날 정부는 오세훈 서울시장, 이동환 경기 고양특례시장, 김성재 의왕시장, 김동근 의정부시장이 함께 참여한 가운데 그린벨트 해제구역 4곳을 공개했다. 울은 선호도가 높은 강남 생활권인 서초 서리풀지구가 지정됐고, 이곳에 가장 많은 2만 호가 들어선다. 경기 3곳은 고양시 대곡역세권(9,400호), 의왕시 오전·왕곡(1만4,000호), 의정부 용현(7,000호) 등이다.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미래 세대를 위해 그린벨트 해제라는 어려운 결정을 해 준 4곳의 지방자치단체에 감사한다"며 "이들 지역을 기존 도심과 연계해 통합 생활권으로 개발, 수도권 다핵화(서울 중심 탈피)를 위한 성장 거점으로 만들겠다"고 했다. 오 시장은 "시급한 저출생 문제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고 대한민국 미래 주거 조성을 위한 결정"이라며 "2만 호 중 55%인 1만1,000호를 신혼부부 장기 전세로 공급하겠다"고 했다.

이들 4곳은 모두 기존 그린벨트를 90% 이상 해제해 조성된다. 다만 이들 지역은 이미 훼손돼 환경 보존 가치가 낮고 공장, 창고 등이 수두룩해 난개발이 우려되는 지역을 우선 고려했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여기에 그린벨트를 비롯한 여러 규제가 중첩됐다며 규제 완화를 요구하는 지역 사회 여론도 반영했다. 이번에 지정된 4곳은 모두 도심권과 가까워 기반시설 조성을 위한 추가 재원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도 배경으로 작용했다.

이런 지리적 이점을 최대한 이용, 정부는 단순히 아파트만 짓는 게 아니라 기업 유치 등이 가능하도록 연계 개발을 추진할 방침이다. 신분당선,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C노선 등이 지나는 서리풀지구는 지구 중간에 철도역을 신설하고, 인근은 용적률 250%를 적용해 고밀 개발을 추진하는 식이다. 이날 지자체장들이 한목소리로 정부의 신규 택지 지정을 환영한다고 밝힌 배경이다.

6월 25일 경기 고양시 대곡역 인근 풍경. 대곡역은 5개 노선이 지나는 역세권이지만 주변은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여 있어 논밭만 있다. 중간에 창고 등도 곳곳에 눈에 띈다. 김동욱 기자

6월 25일 경기 고양시 대곡역 인근 풍경. 대곡역은 5개 노선이 지나는 역세권이지만 주변은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여 있어 논밭만 있다. 중간에 창고 등도 곳곳에 눈에 띈다. 김동욱 기자


내년 상반기 3만 호 발표… 서울 제외

정부는 이날 그린벨트 해제지역 4곳만 공개하고 최대 관심사인 공급 유형, 분양 일정, 기존 지주에 대한 토지 보상 규모 등 구체적인 사업 계획은 추후 발표한다고 밝혔. 내년 상반기 나머지 3만 호에 대한 후보지를 발표할 예정인데, 서울은 제외한다는 계획도 이날 확인했다. 따라서 서울 경계에 위치한 인천, 경기에서 후보지가 정해질 방침이다.

정부는 신속한 주택 공급을 위해 속도전을 예고했다. 통상 수도권 인근 신규 택지개발지구는 지구 지정부터 실제 분양까지 10년 넘게 걸린다. 기존 원주민에 대한 토지 보상부터 난관이 수두룩하다.

이에 정부는 종전에 쓰지 않은 방식을 도입해 최대한 사업 기간을 단축한다는 계획이다. 지구 지정 이전부터 보상 작업에 착수하고, 지구 지정과 지구 계획도 동시에 수립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정부는 사업이 빠르게 진행되는 지역은 2026년 지구 지정을 거쳐 2029년 첫 분양, 2031년 첫 입주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는 후보지 발표 5년 9개월 만에 첫 분양에 들어간 3기 신도시 인천계양지구를 유사한 사례로 들었다.

국토부 관계자는 "4곳은 상대적으로 지장물(공공사업 시행에 방해가 되는 물건)이 적고 대부분 농지라 보상 작업이 다른 지역보다 수월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정부는 이날 곧바로 신규 택지로 지정된 지역과 주변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는 등 투기 방지 대책을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김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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