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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죽여 지켜보는 김정은… 美 대선 이후 북한의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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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미국 대선을 앞두고 '도발쇼'를 잠시 멈췄다. 대신 누가 차기 미 대통령이 되느냐를 놓고 주판알을 튕기기 시작했다. 올해 사상 최악의 수해와 경제난 속에서 △쓰레기 풍선을 살포하고 △러시아에 병력과 무기를 보내고 최근에는 △‘최종 완결판’이라고 주장하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까지 쏘더니 일단 내부 결속에 주력하며 바다 건너 상황을 관망하고 있다.
노동신문은 4일 사회주의 위업을 강조하며 부쩍 단결과 단합을 강조했다. 닷새 전 신형 ICBM ‘화성-19형’ 시험발사를 통해 미국을 상대로 몸값을 높여온 김 위원장은 “주체의 사회주의 위업은 필승불패이며 노동당의 영도 따라 나아가는 우리의 앞길에는 승리와 영광만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문은 지난 10년을 ‘엄혹한 격난의 연속’이라고 언급하면서 ‘(북한의) 국력과 지휘가 최상의 경지에 올랐다’고 자화자찬했다. 굳이 미 대선을 하루 앞두고 국가와 체제의 명운을 언급한 건 선거 결과에 따라 북한의 향후 행보가 크게 달라질 수밖에 없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과거 김 위원장과 ‘브로맨스’를 과시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이 북한으로서는 최상의 시나리오다. 2018년 6월 싱가포르를 시작으로 세 차례 정상회담을 가졌다. 트럼프의 당선은 북한의 존재감을 드러낼 기회다. 트럼프와 처음 손을 맞잡은 6년 전에 비해 러시아와 밀착해 대미 협상력을 키웠고, 미국이 꺼려 하는 핵무기와 ICBM의 완성도를 높여왔다. 핵보유국 지위를 공식화하며 군축 협상에 나서라고 윽박지를 수도 있다. 북한을 의도적으로 무시하는 현 바이든 정부에 비하면 김 위원장은 운신의 폭이 넓어진다.
실제 트럼프 전 대통령은 7월 공화당 대선 후보 수락 연설에서 “많은 핵무기를 가지고 있는 누군가와 잘 지내는 것은 좋은 일”이라며 북한의 핵 보유를 기정사실로 여기는 듯한 발언을 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트럼프 재선 시 김 위원장은 윤석열 정부를 패싱하면서 북미 간 직접 대화에 나서려 할 것”이라며 “오히려 트럼프가 중재자가 돼 남북 간 대화 필요성을 언급하게 되면 우리 정부 대북정책도 크게 흔들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러시아가 트럼프 재선 이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을 시험하려 하듯, 북한 또한 러시아와 함께 한미일 동맹 약화 기류를 살펴가며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7월 북한은 조선중앙통신 논평을 통해 트럼프 전 대통령을 향해 “조미(북미)관계 전망에 대한 미련을 부풀리고 있다”며 “공은 공이고, 사는 사”라고 선을 그은 바 있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당선된다면 협상이 아닌 확장억제를 통한 북핵 대응에 치중하는 바이든 정부의 기조가 유지될 전망이다. 북한으로서는 갑갑한 상황이다. 이에 7차 핵실험 카드를 꺼내 돌이키기 어려운 수준의 핵무기 고도화를 앞세워 미국과 국제사회에 항변할 공산이 크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선 대선 직후 7차 핵실험을 감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김 교수는 "샅바 싸움에서 판을 끌고가기 위한 강한 도발을 이어갈 것"이라며 "북러간 군사적 밀착을 과시하는 무언가를 보여줘 협상력을 높이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북한군 파병 외에도 러시아의 핵잠수함·정찰위성 기술 이전을 비롯해 한미 양국의 압박에 맞설 수단이 여럿 남아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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