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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에르토리코 쓰레기 섬' 비하 파문에도 트럼프가 사과 않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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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지 유세에서 나온 찬조연설자의 인종차별 발언 사과를 일단 거부했다. '푸에르토리코 쓰레기 섬' 발언이 대선 막바지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전망에도 불구하고 흑인·라틴계 표심이 민주당으로 바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는 게 트럼프 판단으로 보인다.
2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트럼프는 이날 플로리다주(州) 팜비치 마러라고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27일 뉴욕 유세를 "완전한 사랑의 축제(love fest) 같았다"고 말했다. 같은 날 폭스뉴스에서는 "푸에르토리코 주민들은 날 사랑하고, 난 그들을 사랑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지난 27일 뉴욕 매디슨스퀘어가든에서 열린 트럼프 지지 유세에서 코미디언 토니 힌치클리프가 미국령 푸에르토리코를 "바다 위의 쓰레기 섬"이라고 비하해 파문이 일고 있는 데 대한 반응이었다. 이 발언 이후 민주당과 미국 내 푸에르토리코 출신 유권자 사이에서 거센 반발이 이어지고 있지만 트럼프는 유감 표명이나 사과를 하지 않은 것이다.
트럼프의 이 같은 태도에는 인종차별성 발언 역풍에도 불구하고 자신은 흑인·라틴계 표심을 확실히 확보했다는 자신감이 깔려 있다. 미 워싱턴포스트는 "많은 라틴계가 이번 발언에 대해 분노를 느꼈지만 일부는 여전히 트럼프를 지지하고 있다"며 "이들은 차별적 발언보다는 미국·멕시코 국경과 불법 이민 문제를 더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간 트럼프는 "불법 이민자들에게 일자리를 빼앗긴 흑인과 라틴계 가족들이 고통받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
실제로 공화당은 이번 대선에서 흑인·라틴계 유권자를 대상으로 '미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강조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 NYT는 트럼프 측이 불법 이민에 대한 불안을 조장하며 유색인종 간 분열을 일으키고 있다고 해석했다. 최근 NYT·시에나대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에서 태어난 라틴계 유권자 중 67%는 "트럼프의 반(反)이민 메시지가 나에 관한 이야기라고 여기지 않는다"고 답했다.
인종정치 전문가 이안 해니 로페즈 미 캘리포니아대 버클리 캠퍼스 교수는 NYT에 "유색인종 유권자들은 미국 사회에서 존중받지 못한다는 불안 때문에 자신을 좋은 사람이라 아첨하는 정치인에게 취약하다"며 "트럼프는 유권자들에게 끊임없이 '당신은 나쁜 사람들에 둘러싸인 좋은 사람'이라고 말한다"고 전했다. 이는 트럼프가 백인 노동계층 유권자를 끌어들일 때 사용한 전략과 매우 유사하다고 NYT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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