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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문을 지시한 이들은 과연 책임을 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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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 관타나모와 이라크 아부그라이브 등지에서 자행된 미국의 포로 가혹행위 실상과 배후, 미국 정부의 은폐 실태를 폭로한 내부고발자들이 감당해야 했던 정보기관과 군당국의 집요한 압박은 이 연재에서도 여러 차례 소개한 바 있다.
미 육군 소장 안토니오 타구바(Antonio Taguba, 1950.10.31~)도 넓은 의미에서 보자면 그들의 동지였다. 그는 2004년 아부그라이브 교도소 가혹행위가 사진 등을 통해 폭로된 뒤 미 육군이 임명한 자체 진상조사단 책임자였다. 그는 이라크 미군 헌병들이 2003년 10월부터 포로를 대상으로 자행한 “가학적이고 무자비하고 조직적인 범죄적 학대”의 전모를 육군 당국과 국방부, 국무부가 기대한 것보다 철저히 조사해 보고서를 썼다. 그는 지휘 계통 상부에 대한 조사는 차단당했다는 사실까지 기록했다. 그 보고서는 알려지지 않은 경위로 2004년 5월 언론에 유출됐고, 그럼으로써 짐작 가능한 사전 검열의 그물을 벗어났다.
2차 세계대전 미군 직할 필리핀 여단 소속 군인의 아들로 마닐라에서 태어난 그는 11세 때 가족과 함께 하와이로 이주해 미국인으로 귀화한 뒤 아이다호주립대와 육군 지휘참모대학 등을 거쳐 72년 소위로 임관했다. 그는 한국 동두천 캠프 등지의 보병 기갑 부대 지휘관과 한미연합사 계획 정책담당 장교 등을 역임했다.
‘타구바 리포트’ 파동 직후 그는 국방부 차관보로 자리를 옮겨 정보 유출 경위에 대한 강도 높은 조사를 받았고, 군 복무 34년 만인 2007년 1월 사실상 강제 퇴역당했다. 그는 2008년 고문-학대 피해자 의료 기록 등을 토대로 한 ‘인권을 위한 이사회’ 보고서 서문에 다시 이름을 올렸다. 그는 “(몇몇 사병과 하급 장교뿐 아니라) 현 행정부가 전쟁 범죄를 저지른 사실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유일한 의문은 고문을 지시한 이들이 과연 책임을 질 것인지 여부다”라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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