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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문발차' 협의체, 민주당은 왜 주저하나... "전공의 없이는 '앙꼬 없는 찐빵'"

입력
2024.10.24 19:30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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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르면 다음 주 여야의정 협의체 출범
전공의·의대생·의협 등 핵심은 빠져
민주당 "협의체 강행은 사태 악화만"
물러서지 않는 尹 책임론도 끌고 가
전공의들 물밑 협상 '중재자 역할'도
여야 대표 회동서 이 대표 결단 관측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일부 의사 단체의 참여로 여야의정 협의체가 이르면 다음 주 출범한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은 선뜻 동참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 여당보다 먼저 협의체를 제안했던 때와 달라진 모습에 여당의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하지만 민주당은 의료 공백 사태 해결의 키를 쥔 전공의들이 격렬하게 반발하는 상황에서, 협의체를 무리하게 강행하는 게 사태를 더 꼬이게 할 수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다. 여기에 윤석열 정권의 실정을 최대한 부각시켜, 책임론을 더 길게 끌고 가겠다는 정치적 노림수도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여야의정 협의체 관련 민주당의 공식 입장은 "환영하지만, 미흡하다"로 요약된다. 협상 테이블이 마련된 것은 의미가 있지만 전공의와 의대생, 대한의사협회 등 주요 의료계 단체들이 빠진 상태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할 가능성은 극히 낮다는 게 민주당 판단이다. "앙꼬 없는 찐빵"(야당 복지위 관계자)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24일 "사실상 어떠한 성과도 낼 수 없는 상황에서 야당이 당장 들어가는 게 과연 의미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개문발차하는 데 급급할 게 아니라, 이탈한 전공의까지 돌려세울 수 있도록 정부의 태도 변화를 더 강하게 압박할 필요성이 있다는 게 민주당 판단이다. 민주당은 △2025년도 포함 의대 정원 규모 재논의 △대통령의 사과 △책임자 문책 조치 등 이른바 3대 요구안을 최소 조건으로 내걸고 있다.

실질적 성과를 위한 노력도 민주당은 이어가고 있다. 박주민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이 이끄는 의료대란 특위를 중심으로 전공의들과의 물밑 대화를 계속 이어가는 게 대표적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야당까지 참여했다 빈손으로 끝나면, 전공의들이 더 이상 정치권을 신뢰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협의체 참여를 미루고 있는 건, 대화 창구를 열어놓기 위한 일종의 '전략적 인내' 카드로 봐야 한다는 취지다. 국민의힘에서 민주당 불참을 문제 삼는 건 '빈손 협의체'에 대한 책임 전가 의도도 있다는 게 민주당 판단이다. 원내 지도부의 한 의원은 "시작부터 김이 빠졌는데 야당이 안 나와서 김을 뺐다는 식으로 언론플레이를 하며 국민들의 피로도만 높이고 있다"고 꼬집었다.

문제는 민주당이 고립돼가는 전공의들 '마크맨'을 자처할수록 정치적 부담도 더 커질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의료계 관계자는 "여야 모두 의료대란 해결이라는 정치적 성과를 가져오기 위해 기싸움을 벌이고 있는 것 아니냐"며 "민주당의 중재자 스탠스도 시간이 갈수록 결코 유리하지 않다. 출구전략 시점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선 여야 대표 2차회담에서 이재명 대표가 '결단'하는 모양새를 취하며 돌파구를 찾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강윤주 기자
박준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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