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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수감' 미국인 "푸틴, 외국인 병사 소모품 취급… 지뢰밭 걷게 시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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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대(對)우크라이나 전쟁 전선에 투입시킨 외국인 병사들을 '총알받이'로 삼았다는 증언이 나왔다. 주로 중앙아시아 출신 용병들이었는데, 지뢰가 매설된 지역을 걷도록 하는 등 극도로 위험한 임무에 차출했다는 것이다. 최근 러시아에 파병된 것으로 알려진 북한군 역시 사실상 '인간 방패'로 전락할 것이라는 분석을 뒷받침해 주는 정황이다.
해당 증언의 출처는 2018년부터 6년간 러시아 수용소에 수감돼 있었던 전직 미국 해병대원 폴 휠런이다. 20일(현지시간) 공개된 미국 CBS방송 인터뷰에서 휠런은 "수용소 동료 450명이 러시아 민간용병기업 바그너그룹을 통해 우크라이나에 싸우러 갔다"며 "대부분은 타지키스탄·우즈베키스탄·키르기스스탄 등 중앙아시아 국적이었다"고 말했다. 간첩 혐의로 러시아 수용소에 갇혔던 휠런은 지난 8월 미국·러시아 수감자 교환 협정을 통해 미국으로 송환됐다.
수감 기간 동안 휠런은 러시아군 용병으로 자원한 수용소 동료들과 연락망을 유지했고, 우크라이나 전쟁 최전선의 실상도 전해 들었다고 밝혔다. 수용소 내에서 암암리에 유통되던 '버너폰'(일회용 휴대폰) 덕분이었다. 수화기 너머로 들은 최전선은 '인간성 말살'의 현장, 그 자체였다.
휠런은 "그들(외국인 용병)은 지뢰밭을 걷는 데 활용됐다"며 "적의 총격을 끌어내기 위해 러시아 정규군 순찰대 앞에 배치됐다"고 말했다. 러시아군이 지뢰나 매복, 저격 등에 대응하기 위해 외국인 용병들을 방패 삼았다는 얘기였다. 휠런은 "수용소 동료들은 죽거나, 사지를 잃거나,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로 고통받고 있다"며 "(러시아 대통령인 블라디미르) 푸틴은 아무 이유 없이 청년들을 낭비했다"고 비판했다. 미국·영국·캐나다·아일랜드 4중 국적자인 그는 가끔씩 자신의 건강 체크를 하러 수용소를 찾는 각국 영사관 관계자에게 이러한 정보를 보고하기도 했다.
휠런의 증언에 비춰볼 때,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도 비슷한 전철을 밟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지난 17, 18일 우크라이나·한국 정부는 '북한군 1만 명 이상 러시아 파병'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는데, 현재까지 이들의 정확한 임무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다만 북한군 병력이 전장에서 핵심적 역할을 수행하진 않을 것이라는 게 대다수 전문가의 예상이다.
크리스토프 블루스 영국 브래드포드대 국제관계·안보학 교수는 지난 15일 우크라이나 키이우인디펜던트에 "북한군의 훈련 수준은 의심스럽다"며 "북한이 러시아에 제공할 수 있는 것은 방대한 양의 탄약과 '총알받이'뿐"이라고 말했다. 영국 가디언도 이날 사설을 통해 "지난달 기준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매일 러시아군 약 1,200명이 숨졌다"며 "러시아는 개발도상국과 '친구'인 척하지만 결국 빈곤국의 '소모성 전투원'에 의존하려는 것일 뿐"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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