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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하마스 수장 신와르 제거"... 가자 전쟁 전환점 예고

입력
2024.10.18 01:21
수정
2024.10.18 03:0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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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외무 "대량 살인범 신와르 사망" 확인
하니예 이어 하마스 지휘부 잇달아 제거
외신 "중대 사건" 중동 갈등 격화 우려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수장으로 군림해 온 야히아 신와르가 2022년 10월 가자시티에서 진행된 반이스라엘 집회에 참가한 모습. 가자시티=로이터 연합뉴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수장으로 군림해 온 야히아 신와르가 2022년 10월 가자시티에서 진행된 반이스라엘 집회에 참가한 모습. 가자시티=로이터 연합뉴스

이스라엘과 1년 넘게 전쟁을 벌여온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수장 야히아 신와르(62)가 사망했다고 17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당국이 밝혔다. 지난해 10월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의 배후로 꼽히는 신와르는 이스라엘의 '제거 대상 1순위'였다. 최근 이스라엘이 하마스 지휘부를 잇달아 사살하면서, 1년을 맞은 가자지구 전쟁은 일대 전환점을 맞게 됐다.

이스라엘 처단 1순위 "제거"... 전쟁 1년 만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이날 성명에서 "지난해 10월 7일의 학살과 잔학행위에 책임이 있는 대량 살인범 야히아 신와르가 이스라엘군에 살해됐다"며 "이스라엘이 이룬 커다란 업적이자, 이란이 이끄는 이슬람의 사악한 축에 맞선 자유세계 전체의 승리"라고 말했다.

앞서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 현지 매체는 이스라엘 정부 당국자를 인용해 신와르가 사망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이날 이스라엘군도 "가자지구에서 작전을 수행해 테러리스트 3명을 사살했다"며 "군과 신베트(이스라엘 정보기관)는 이 가운데 한 명이 신와르일 가능성이 있어 유전자정보(DNA)를 검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칸과 채널12 등 현지 방송들은 이스라엘 당국자를 인용해 "신와르가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신와르는 지난 7월 말 이란 테헤란에서 이스라엘 소행으로 추정되는 공격에 사망한 하마스 정치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 후임이다. 지난해 10월 7일 이스라엘에 대한 기습 공격을 설계하고 주도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이에 이스라엘은 신와르를 '제거 대상 1순위'로 꼽으며 처단 의지를 밝혀 왔다. 하지만 전쟁 이후 행방이 묘연했고, 이스라엘은 신와르가 인질을 방패 삼아 가자지구 지하 터널 등에 은신하고 있다고 봤다.

야히아 신와르가 2021년 5월 가자지구 가자시티에서 열린 반이스라엘 집회에 참석해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가자시티=AP 연합뉴스

야히아 신와르가 2021년 5월 가자지구 가자시티에서 열린 반이스라엘 집회에 참석해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가자시티=AP 연합뉴스


하니예 이어 하마스 지휘부 잇달아 사망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내 민간인 피해를 무릅쓰고 하마스 궤멸을 위해 이 단체 지도자들을 하나하나 표적 제거해 왔다. 지난 7월에만 하마스 군사조직 알카삼 여단을 이끌던 모하메드 데이프와 하니예를 차례로 암살했다. 하지만 신와르 제거에는 번번이 실패해 왔다. 하마스는 이스라엘 보란 듯이 하니예의 뒤를 잇는 수장에 신와르를 앉히고 "하마스는 죽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1962년 가자지구 칸유니스 난민 캠프에서 태어난 그는 1987년 1차 인티파다(이스라엘에 대한 팔레스타인의 투쟁) 이후 하마스에 합류했다. 1988년 이스라엘 병사 살인과 납치 등을 주도한 혐의로 이스라엘에 체포돼 종신형을 선고 받았지만 22년을 복역한 뒤 2011년 하마스의 이스라엘군 인질 석방 대가로 풀려났다. 신와르는 2004년 수감 도중 이스라엘 의료진으로부터 뇌농양 제거 수술을 받기도 했다. 2017년부터 가자지구를 통치한 신와르는 가자 전쟁을 이끌며 사실상 하마스 서열 1위로 군림해 왔다.

하마스 수장 사살로 향후 중동 정세는 격랑에 휩쓸릴 가능성이 커졌다. 영국 로이터통신은 신와르 사망이 "지난달 27일 이스라엘이 제거한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수장 하산 나스랄라 사망 이후 가장 중요한 사건이 될 전망"이라며 "가뜩이나 고조된 중동 갈등이 더 격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이스라엘이 신와르 사망을 가자 전쟁 종식의 명분으로 삼을 수 있다는 기대감도 동시에 나오는 상황이다.

조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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