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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유세 중 뜬금없이 39분간 '댄스 타임'… 해리스 측 "무대서 길 잃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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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을 약 3주 앞두고 최대 경합주(州) 펜실베이니아를 찾은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뜬금없이 '댄스 타임'을 선보여 도마에 올랐다. 경제 분야 주제로 토론을 열어 놓고는, 돌연 질의응답 대신 자신이 즐겨 듣는 음악에 맞춰 약 40분간 춤을 춘 것이다.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측은 '정신 건강에 문제가 있어 보인다'며 조롱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문제의 장면은 지난 14일(현지시간) 트럼프가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외곽 도시 오크스에서 개최한 타운홀 미팅 도중 연출됐다. 청중 2명이 연달아 기절해 실려 나간 게 발단이었다. 경호 문제로 창문을 닫아 실내 온도가 후끈 달아오른 탓이다.
의료진의 응급 조치 후 장내 혼란이 수습되자, 행사 진행자인 크리스티 놈 사우스다코타 주지사는 다시 토론을 이어가려 했다. 하지만 트럼프는 "누구 또 기절하고 싶은 사람이 있느냐"며 손을 내저었다. 곧이어 "더 이상 질문은 하지 말자. 대체 누가 질문을 듣고 싶어 하겠나. 그냥 음악만 듣자"고 말했다.
행사장에는 이후 루치아노 파바로티의 '아베 마리아', 시네이드 오코너의 '낫싱 컴페어스 투 유(Nothing Compares 2 U)', 루퍼스 웨인라이트의 '할렐루야' 등 총 9곡이 울려 퍼졌다. 트럼프가 집회 때마다 트는 단골 노래들이었다. 음악에 맞춰 트럼프는 양팔을 내밀고 어깨를 들썩였고, 고개도 좌우로 까딱거렸다. 신이 나서 "좋아, 음악을 더 크게 틀어"라고 외치는 모습도 보였다. 빌리지 피플의 'YMCA'가 재생될 땐 큰 목소리로 노래를 따라 부르기도 했다. 놈 주지사도 트럼프 움직임에 맞춰 춤을 췄다.
39분 동안 춤을 추던 트럼프는 기절해 실려 나간 지지자를 지칭하며 "두 사람은 애국자이고 우리는 그들을 사랑한다. 그들 덕에 우리는 훌륭한 음악으로 행사를 마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고는 뮤지컬 캣츠의 대표곡 '메모리'를 들으며 무대에서 내려왔다.
트럼프 캠프는 '환상적인 무대'였다고 자찬했다. 캠프 대변인 스티븐 청은 엑스(X)에 "펜실베이니아 타운홀에서의 완벽한 러브페스트(lovefest)! 모두 신났고, 자리를 떠나고 싶어 하지 않았다"고 썼다. 캐럴라인 리빗 대변인도 "DJ 트럼프"라고 적었다.
대선 경쟁자인 해리스 측은 조롱을 쏟아냈다. 해리스 캠프는 X 공식 계정을 통해 "트럼프는 무대에서 길을 잃고 혼란스러워하며 얼어붙은 모습을 보였다. 관중들은 공연장을 빠르게 빠져나갔다"고 꼬집었다. 해리스는 이를 개인 계정에 공유하면서 "그(트럼프)가 괜찮길 바란다"고 적었다.브라이언 샤츠 민주당 상원의원은 "이 사람(트럼프)은 노래방에서 가장 늦게 나오는 사람 같다"며 "그는 터프한 남자에서 이제 쓸데없는 말을 하는 노인으로 변했다"고 비꼬았다.
대본에 벗어나는 즉석 연설이나 기행은 트럼프의 '장기'다. 하지만 대선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이런 돌발 행동이 특히 늘어나고 있다고 WP는 분석했다. 미 인디애나대 블루밍턴 캠퍼스의 마조리 허시 정치학 명예교수는 영국 가디언에 "트럼프의 행동은 자신의 지지자들과 정당에 '누가 우두머리인지'를 보여 주려는 방식"이라며 "권력과 통제력에 대한 욕구를 갖고 있다는 신호"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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