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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허리케인 통제" "10만 부정 투표설"… 미국 대선 앞 판치는 '극우 음모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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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남동부를 강타해 사망자 200명 이상을 낸 초대형 허리케인 '헐린'을 놓고 극우 인사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퍼뜨린 가짜뉴스가 끝내 테러 위협으로 번졌다. 조 바이든 행정부와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무능하다고 공격하기 위해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내뱉은 음모론이 낳은 나비효과다.
14일(현지시간) 미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노스캐롤라이나주(州)의 한 주유소에서 무장 상태로 '미 연방재난관리청(FEMA) 직원을 해치겠다' 등 발언을 하던 40대 남성 윌리엄 제이콥 파슨스가 시민 신고로 경찰에 체포됐다. 그의 차량에선 실제로 소총과 권총 등이 발견됐다. 페이스북에는 '지난 2020년 대선은 부정 선거였다'는 주장 등 음모론이 다수 게시돼 있었다고 한다.
다행히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았지만 "정부의 재난 대응이 걷잡을 수 없는 허위 정보의 표적이 돼버렸다"고 AP통신은 분석했다. 이에 앞서 '무장 민병대가 FEMA를 사냥하려 한다'는 보고가 주방위군에 접수되기도 했다고 WP는 전했다.
가짜뉴스를 퍼트린 건 다름 아닌 트럼프와 극우 인사들이었다. 트럼프는 선거 유세 도중 "(바이든 행정부가) 집이 떠내려간 국민들에게 고작 750달러(약 100만 원)만 주고 있다" "카멀라가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재난 대응 기금을 불법 이민자 주택 지원에 다 써버렸다" 등 가짜뉴스를 아무렇지 않게 내뱉었다.
구호 활동을 방해한다는 비판에도 "민주당 주지사가 공화당 지지 지역의 피해 상황은 돕지 않으려 한다" "구호품을 FEMA가 중간에서 가로채고 있다" 등 가짜뉴스는 계속 만들어졌다. 급기야 극우 성향 인사들은 SNS에서 "바이든·해리스 행정부가 국방부 무기를 이용해 허리케인을 통제하고 있다"는 주장까지 했다.
극우 세력의 노력은 가짜뉴스 확산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부정선거 음모론 확산도 이들의 공격 지점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직전 대선이 치러졌던 2020년 11월 이후 우익 단체·개인 등이 등록 유권자 약 10만 명을 대상으로 투표 자격에 대한 이의 제기를 접수했다고 보도했다.
주로 친(親)트럼프 성향 단체들이 주도하고 있는데, '트루 더 보트(true the vote)'란 단체에선 8,000명의 자원봉사자가 85만 건 이상의 이의를 제기했다고 스스로 주장한다. 이들은 사설 탐정을 고용해 투표인 명단에 적힌 주소지를 일일이 찾아가 자체 조사를 벌이기도 했던 것으로도 나타났다.
트럼프 지지자들이 이런 작업에 돈과 시간을 쏟아붓는 이유는 미국 선거 체제 신뢰도를 흔들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나온다. 겉으로는 '각 주가 유권자 명부를 똑바로 관리하지 않는다'는 문제 제기이지만, 궁극적 목적은 트럼프 패배 시 불복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두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FT는 미국의 50개 주마다 투표·개표 방식 등 규칙이 천차만별인 덕에 이런 문제 제기가 가능하다며 "선거를 관리하는 지방 공무원 수천 명의 사소한 실수도 빠르게 음모론으로 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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