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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나경원 오세훈의 '오월동주'... 한동훈 흔드는 3인의 속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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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와 용'산'의 '공'복들이 '원'래 이래? 한국 정치의 중심인 국회와 대통령실에서 벌어지는 주요 이슈의 뒷얘기를 쉽게 풀어드립니다.
홍준표 대구시장과 나경원 의원, 오세훈 서울시장은 국민의힘 계열 정당에 20년 넘게 몸담은 정치인입니다. 부침도 있었지만, 여전히 잠재적 대선주자로 분류됩니다. 때로는 경쟁자로, 때로는 동지로 이들의 인연도 당의 역사만큼이나 얽히고설켜 있습니다. 최근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인 명태균씨 입에서도 이들 3명의 이름은 빠지지 않고 등장했습니다.
이들이 최근 약속이라도 한 듯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를 향한 공격에 한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임기 반환점을 앞둔 지금, 차기 대권을 위해 존재감을 키워야 할 이들에게 여권 대선주자 중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한 대표 견제만큼 효과적인 일은 없을 것이라는 판단 때문입니다. 여기에 한 대표가 처한 상황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취임 100일을 향해 가고 있지만, 내부적으로 당을 완전히 장악하지 못한 상황에서 윤 대통령과의 갈등은 갈수록 깊어지고 있고, 외부적으로 원외 당대표로서 거대 야당이 휘두르는 입법권력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내우외환의 위기에 처해 있는 게 한 대표의 현실입니다. 차기 대권을 위해 한 대표부터 잡아야 한다고 판단했다면, 이만한 호기가 있을까요. 이에 대해 여권 관계자는 11일 “한 대표가 김 여사 문제를 고리로 윤 대통령과 멀어진 상황인 데다, 의원들 다수도 아직 한 대표 쪽으로 기울지 않은 국민의힘 내부 상황까지 고려하지 않았겠느냐”면서 “누가 봐도 한 대표를 흔들 절호의 기회라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공격 사주’ 의혹의 당사자인 김대남 전 대통령실 선임행정관에 대한 감찰 지시는 이들에게 한 대표 공격을 위한 좋은 명분을 던져준 셈입니다. 여권에서는 이제 ‘한동훈 저격수’라는 얘기를 들어도 어색하지 않은 홍 시장이 나섰습니다. 그는 지난 4일 페이스북에 "국정감사를 앞두고 민주당 대책을 세워야 할 여당 대표가 대통령실과 다투고 있다는 건 아무리 봐도 정상이 아니다"라며 "쫌생이나 할 짓"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지난 전당대회에서 한 대표와 치열하게 맞붙었던 나경원 의원도 같은 날 CBS 인터뷰에서 "이렇게 시끄럽게 하는 것 자체가 해당행위가 될 수 있다"며 "전당대회 과정에서 이런 일이 있었던 것으로 고소, 고발한 사건도 없다"고 한 대표 비판에 가세했습니다. ‘쫌생이’ ‘해당행위’ 등 원색적 표현으로 야당 못지않은 강한 반감을 드러냈습니다.
한 대표를 보는 오 시장의 시선도 곱지 않습니다. 한 대표가 지난 전대 때 내건 지구당 부활 때문입니다. 원외 당협위원장들의 강력한 지지에 힘을 얻어 당권을 잡은 한 대표는 지구당 부활을 약속했고, 실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회담에서도 공감대를 형성했습니다.
그런데 한 대표가 부활시키겠다고 한 지구당을 폐지시킨 당사자가 오 시장입니다. 2002년 대선 때 국민의힘 전신인 한나라당에서 소위 ‘차떼기’로 불린 불법 정치자금 수수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그러자 2년 뒤 당시 한나라당 소속 국회의원이었던 오 시장이 차기 불출마라는 배수진을 치고, 오세훈법(공직선거법·정당법·정치자금법 개정안)을 통과시키면서 불법 정치자금의 온상으로 지목받던 지구당도 폐지됐습니다. 그런 지구당을 20년 만에 부활시키겠다고 나선 한 대표가 오 시장 눈에 좋게 보일 리 없습니다. 오 시장은 지난달 10일 페이스북을 통해 "최근 여야 대표가 함께 추진하려고 하는 지구당 부활은 어떤 명분을 붙이더라도 돈 정치와 제왕적 대표제를 강화한다"며 "정치개혁에 어긋나는 명백한 퇴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앞서 오 시장은 해외직구 규제와 관련해 한 대표가 "최소한도 내에서 정교하게 해야 한다"고 언급하자, "안전은 포기할 수 없는 가치"라고 대립각을 세우며 정책 현안을 놓고 곳곳에서 충돌하는 모습입니다.
이처럼 한 대표를 공격하며 공동전선을 펴는 듯하지만 홍 시장-나 의원-오 시장도 한때 매끄러운 관계는 아니었습니다. 홍 시장이 한나라당 대표였던 2011년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와 이어진 서울시장 재보궐선거에서 충돌했었습니다. 당시 홍 시장은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끝까지 만류했으나, '마이웨이'를 외친 오 시장을 설득하지 못했습니다. 이후 서울시장 재보선 패배에 디도스 사건까지 터지면서 궁지에 몰린 홍 시장은 6개월도 안 돼 당권을 내려놔야 했습니다. 지금이야 많이 회복됐지만, 홍 시장과 오 시장의 관계도 험악했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당시 치러진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는 나 의원과 홍 시장이 신경전을 벌였습니다. 당시 나 의원 출격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었지만, 홍 시장은 뜸을 들였습니다. 그런 와중에 홍 시장이 "'나'를 버려야 우리가 산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자 여기서 말한 '나'가 나 의원이라는 얘기가 회자될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홍 시장이 이석연 법제처장을 후보로 내세우기 위해 검토했다는 사실까지 알려지면서 나 의원도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했습니다.
과거의 악연을 재차 거론한 건 현재 이들 3명의 정치인이 앞다퉈 한 대표 공격에 가세하고 있지만, 하나뿐인 대권을 향해 언제든 서로를 향해 총구를 겨눌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같은 '오월동주'는 언제까지 이어질까요. 너무도 당연한 얘기지만 한 대표의 거취와 맞물려 있습니다. 한 대표가 흔들리는 순간이 이들에게 기회가 될 것이고, 그 기회를 잡기 위한 경쟁에 뛰어들 것입니다. 국민의힘에 오래 몸담은 한 관계자는 "홍 시장이나 오 시장, 나 의원 모두 대중에 익숙해져 있다는 게 이들의 대권 가도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며 "한 대표를 넘는다고 해도 어떤 차별화를 통해 국민들에게 다가서느냐가 관건 아니겠느냐"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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