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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군대 간다"… 군 휴학 의대생, 작년보다 6.5배 급증

입력
2024.10.08 11:33
수정
2024.10.08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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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 갈등 장기화에 대거 일반병으로
최근 3년 100명대, 올해는 1059명

지난 4월 11일 서울의 한 의과대학 강의실이 텅 비어 있다. 박시몬 기자

지난 4월 11일 서울의 한 의과대학 강의실이 텅 비어 있다. 박시몬 기자

올해 군 입대를 이유로 휴학한 의과대학생이 지난해보다 6.5배 증가해 1,000명을 넘어선 것으로 파악됐다. 의대 증원으로 촉발된 의정 갈등 속에 의대생들의 수업 거부 사태가 9개월째 계속되자 복무 기간이 긴 군의관이나 공중보건의(공보의) 대신 현역 입대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

8일 국회 교육위원회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교육부에서 확보한 '전국 국·사립 의대 군 휴학 허가 인원'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기준 37개 의대에서 1,059명의 군 휴학이 승인됐다. 전국 40개 의대 가운데 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3개 대학을 제외한 숫자다.

군 휴학 의대생이 2021년 116명, 2022년 138명, 지난해 162명 등 줄곧 100명대였던 것과 비교하면 눈에 띄게 급증했다. 올해 군 휴학 의대생 수는 지난해 대비 6.5배 많고, 최근 3년 평균(138.7명)과 비교하면 7.6배 수준이다.

이들 중 상당수는 의정 갈등이 이어지자 짧은 기간에 군 복무를 해결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의대생들은 주로 의사면허증을 딴 뒤 군의관(37개월)이나 공보의(38개월)로 복무하는데, 일반병은 18개월이다. 올해 의대생들이 대거 일반병 입대를 선택해 몇 년 뒤 군의관과 공보의 수급에는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한편 지난달 23일 기준 37개 의대의 수강 신청 인원은 3,693명으로 집계됐다. 전체 의대 재적생(1만9,374명) 중 19.1%다. 특히 사립대 의대 세 곳은 수강 신청이 '0명'으로 나타났다. 이 대학들은 아직 2학기 개강을 하지 않았다.

진 의원은 "윤석열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으로 '의대' 대신 '군대'를 선택하는 학생들이 평년 대비 7배 이상 늘었다"며 "정부는 조건부 휴학을 승인할 것이 아니라 의대생들과 조건 없이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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