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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전면전 위기, 최악 글로벌 안보·경제상황 대비하길

입력
2024.09.30 00:10
23면

이스라엘 군인과 탱크들이 28일 레바논과 인접한 북부 국경 지역으로 집결하고 있다. 텔아비브=EPA 연합뉴스

이스라엘 군인과 탱크들이 28일 레바논과 인접한 북부 국경 지역으로 집결하고 있다. 텔아비브=EPA 연합뉴스

이스라엘이 27일 F-15 전투기 편대로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의 남부 외곽을 공습, 친이란 무장 단체 헤즈볼라의 수장 하산 나스랄라를 ‘제거’했다고 밝혔다.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을 향해 미사일 90여 발을 쐈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도 “헤즈볼라 지원은 모든 무슬림의 의무”라며 “나스랄라의 피는 복수 없이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럼에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누구든 우릴 때리면 우리도 때릴 것”이라며 오히려 레바논과 인접한 북부 국경으로 탱크 등 대규모 병력을 집결시켰다. 제5차 중동전쟁의 암운이 드리우고 있다.

나스랄라의 사망은 지난해 10월 시작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전쟁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신호로 우려된다. 나스랄라는 지난 30여 년간 이란의 가장 충실한 대리인으로 헤즈볼라를 이끌면서 하마스를 지원했다. 이런 나스랄라가 ‘순교’한 만큼 이란은 적극적인 대응으로 ‘중동 맹주’의 위상을 지키려 할 공산이 크다. 이란은 지난 7월 하마스 최고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가 수도 테헤란 방문 중 피살됐을 때부터 보복을 공언했다. 이미 레바논 파병론까지 나온다. 이란이 사실상 이스라엘과 전면전에 나설 경우 전 세계 앞날은 한 치도 예측할 수 없다.

그러나 전쟁은 결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보복은 더 큰 보복으로, 죄 없는 희생만 키울 뿐이다. 대화와 협상을 통한 외교적 해법만이 궁극적 평화로 갈 길이다. 사실 국제 사회는 지난 25일에도 유엔 총회에서 잠정 휴전안을 제시한 바 있다. 네타냐후 총리가 이를 거부하고 공습을 감행하고 나스랄라가 숨진 상황에도 전쟁을 확대하는 건 아무 명분도 없고 규탄받아 마땅하다. 미국도 국제사회와 한목소리로 실질적 중재 노력을 다해야 한다.

지금 글로벌 경제는 미중이 금리를 내리고 돈을 풀 정도로 침체의 그림자가 짙어지고 있다. 중동 위기까지 겹칠 경우 우리 경제가 받을 충격은 상상도 힘들다. 민관정은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신속한 정보 공유로 선제 대응하고, 최악의 상황까지 염두에 둔 비상 계획도 준비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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