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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선 앞두고 라틴계가 ‘해리스는 공산주의자 동지’ 밈 퍼 나르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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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틴계(중남미) 이민자를 중심으로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공산주의자’라는 ‘밈’(meme·온라인 유행 콘텐츠)이 확산하고 있다.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첫 TV 토론에서 “해리스와 그의 아버지는 공산주의자”라고 낙인찍은 이후 두드러진 현상이다. 사회주의 독재 정권에 트라우마가 있는 중남미 유권자층을 해리스로부터 떼놓으려는 트럼프의 전략이 먹혀드는 모양새다.
영국 BBC 방송은 23일(현지시간) 미 대선 유권자의 14.7%(3,620만 명)를 차지하는 라틴계 유권자들 사이에서 카멀라가 공산주의 지도자라는 뜻을 담은 “카멀라 동지”라는 제목의 ‘밈’이 돌고 있다고 전했다.
밈은 해리스와 부통령 후보인 팀 월즈가 극좌 성향인 ‘미국 혁명적 공산주의자’ 단체 간판 앞에서 포즈를 취한 ‘셀피’ 등을 엮어 만들었다. 미 최대 스페인어 팩트체크 기관 ‘팩트체퀘아도’에 따르면 문제의 이미지는 42만 건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했고, 다른 많은 스페인 계정에 공유됐다.
문제의 영상과 사진은 트럼프 강성 지지층이 만든 가짜다. 아메리카 디지털 민주주의 연구소(DDIA)에 따르면 트럼프 측은 2020년부터 인공지능(AI) 등을 통해 만든 가짜 영상과 이미지로 “사회주의에 대한 두려움”을 조장해 왔다. 팩트체퀘아도 설립자 로라 좀마는 이번 대선만큼 많은 가짜 이미지가 쏟아진 건 전례가 없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측이 쿠바, 베네수엘라, 니카라과 등 사회주의 독재 국가에서 억압을 피해 미국으로 온 중남미 유권자들의 두려움을 선거에 악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베네수엘라계 미국인 사만다 바리오스는 “(중남미 이주민들은) 자국에서 겪은 트라우마 때문에 공산주의에 대한 잘못된 정보에 특히 취약하다”고 BBC에 말했다. 트럼프가 중남미 이민자의 트라우마를 무기화한다는 것이다.
트럼프식 분열 전략은 일정 부분 성과를 내고 있다. 중남미계 유권자는 역대 선거에서 민주당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였다. 2020년 대선 때는 44%가 조 바이든에게 투표했고, 트럼프에게 투표한 사람은 16%에 불과했다. 하지만 최근 여론조사에서 중남미계의 공화당 지지율은 높아지는 추세다. 트럼프는 이날도 "우리는 공산주의자 대통령을 맞이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며 해리스를 공산주의자라고 거듭 낙인찍었다.
해리스가 흑인이 아니라는 트럼프의 가짜뉴스도 힘을 발휘하는 모양새다.
일례로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의 동생 재닛 잭슨은 최근 영국 가디언 인터뷰에서 "(해리스는) 흑인이 아니다. 내가 듣기로는 인도 사람"이라고 말해 역풍을 맞고 있다. 그는 "그녀의 아버지는 백인이라고 들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해리스는 자메이카 출신 흑인 아버지와 인도인 어머니 밑에서 태어났다. 하지만 트럼프는 해리스가 흑인 혈통이 아니라며 정체성을 문제 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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