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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韓 의료대란 머리 맞댄다... 대통령실 "내년 의대 정원 조정 불가"

입력
2024.09.19 16:00
수정
2024.09.19 16:05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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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24일 저녁 한 대표 등 與 지도부 초청 만찬
'의정갈등' 지지율 하락 난관 봉착... '묘수' 난망
내년도 정원, 尹 사과, 책임자 경질 등 '요지부동'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인천 영종도 인스파이어 엔터테인먼트 리조트에서 개막한 제25회 세계지식포럼에 참석해 주제영상을 시청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인천 영종도 인스파이어 엔터테인먼트 리조트에서 개막한 제25회 세계지식포럼에 참석해 주제영상을 시청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의료 공백 사태 해법을 놓고 머리를 맞댄다. 여야의정 협의체 가동이 늦어지고 의정갈등이 증폭되면서 윤 대통령과 한 대표, 국민의힘 지지율 모두 추락하는 '트리플 악재'에 시달리는 상황이다. 유연한 접근으로 돌파구를 찾아야 하건만 대통령실은 의료계가 요구하는 △대통령 사과 △정부 책임자 경질 △의대 증원 백지화 논의에 선을 그으며 요지부동이라 전망은 밝지 않다.

정혜전 대통령실 대변인은 19일 "윤 대통령은 24일 국민의힘 지도부를 용산으로 초청해 만찬 회동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의 체코 순방 직후다. 이어 "대통령실과 당 지도부가 한자리에 모여 추석 민심을 점검하고 의료개혁을 비롯한 개혁 과제, 민생 현안 등을 논의하는 폭넓은 소통의 자리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가 만찬을 함께하는 건 7월 24일 이후 두 달 만이다. 당초 지난달 30일 윤 대통령은 국민의힘 지도부와 만찬을 예고했지만 추석 이후로 돌연 연기했다. 당시 한 대표가 '2026년 의대 증원 유예'를 강조하면서 대통령실과 불협화음이 커진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하지만 의료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양측 모두 곤혹스러운 처지다. 윤 대통령은 지지율이 20%(한국갤럽 13일 발표 조사)로 떨어졌고, 중재자를 자처해온 한 대표는 여야의정 협의체가 시작도 못한 채 난항을 겪으면서 운신의 폭이 좁아졌다.

이러한 절박함에도 불구, 양측이 묘안을 낼지는 미지수다. 대통령실은 재차 원칙론을 고수할 뿐 의료계를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한 유인책에 미온적이기 때문이다.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은 이날 브리핑에서 의료계를 향해 "정부의 태도 변화 같은 전제 조건을 달면서 문제 해결을 미룰 게 아니라 대화의 장에서 머리를 맞대고 논의하는 게 국민에 대한 도리"라고 거듭 강조했다. 최대 쟁점인 2025학년도 의대 정원 조정에 대해서도 "이미 수시 등 대학 입시가 진행 중이어서 현실적으로 조정이 불가능하다"고 잘라 말했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의료개혁이 한창 진행 중인 만큼 '큰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이라고 보기보다는 개혁과정에서 발생하는 갈등과 어려움을 극복하고 해결해나가는 게 시급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보건복지부 장차관 경질을 비롯한 인사 조치는 선택지에 없다는 의미다. 대통령실이 의료계를 향해 일단 대화에 참여해달라고 촉구하면서도 정작 '내줄 건 없다'며 타협의 여지를 스스로 막고 있는 셈이다.


나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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