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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암살 시도범, 범행 당일 골프장서 12시간 배회… '경호 실패' 가능성

입력
2024.09.17 10:27
수정
2024.09.17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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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복 상태로 총기 겨누다 현장서 발각
'도난 신고' 번호판 단 SUV 타고 도주
과거 두 차례 중죄로 유죄 판결 전력도

16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 마러라고 자택 앞을 경찰이 지키고 있다. EPA 연합뉴스

16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 마러라고 자택 앞을 경찰이 지키고 있다. EPA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을 암살하려다 붙잡힌 50대 미국인 남성 라이언 웨슬리 라우스는 범행 당일 현장 인근에서 12시간가량 머물고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총기를 소지한 채 모습을 숨기고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나타나길 장시간 기다렸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미 사법 당국은 그를 우선 총기 불법 소지 등 혐의로 기소한 뒤 추가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16일(현지시간) 미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 법무부는 이날 라우스를 유죄 선고를 받은 중죄인에게 금지된 총기를 소지한 혐의, 일련번호를 지운 총기를 소지한 혐의 등 2건으로 기소했다. 두 혐의 모두 최대 징역 15년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라우스는 현재 도주할 위험 등을 이유로 구속된 상태다.

라우스의 기소장에는 범행 당일 구체적인 행적이 담겼다. 특히 휴대전화 기록을 조회한 결과, 그는 사건 현장이었던 플로리다주(州) 골프장 인근에 전날 오전 1시59분부터 약 12시간을 머문 것으로 추정됐다. 오후 1시31분쯤 트럼프 전 대통령 경호를 담당하던 비밀경호국(SS) 요원이 골프장 가장자리를 걷다가 나무가 늘어선 곳에서 소총으로 보이는 물체를 포착, 사격을 가한 시각까지다.

SS는 라우스가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시야 확보에 실패, 실제 총을 쏘지는 못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총을 든 용의자가 장시간 현장에 머물렀음에도 사전에 위험 징후를 발견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부실 경호' 논란이 불거질 수 있는 대목이다.

SS 요원의 총격에 라우스는 현장을 빠져나와 닛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타고 도주했고, 오후 2시14분께 I-95 고속도로에서 체포됐다. 닛산 SUV는 도난 신고가 된 2012년형 포드 트럭의 번호판을 달고 있었다고 한다.

라우스가 머물렀던 장소에서는 디지털카메라, 2개의 가방, 조준경을 장착하고 장전된 SKS 계열 소총, 음식을 담은 검은 플라스틱 봉지 등이 발견됐다. 소총의 일련번호는 지워진 상태라 맨눈으로 확인할 수 없는 상태였다. 미 뉴욕타임스는 연방수사국(FBI)이 구매 이력 등 확인을 위해 일련번호 복구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기소장에는 라우스가 2002년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대량살상무기 소지 혐의로, 2010년에는 훔친 물건 보유와 관련한 다수 혐의로 각각 유죄 선고를 받았다는 내용도 담겼다.


위용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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