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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공백 해법 두고 한동훈·한덕수 충돌... 추석 연휴 전 '여야의정 협의체' 출범 어려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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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를 앞두고 당정이 의료공백 대응 방향을 둘러싸고 또다시 충돌했다. 지난 6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제안한 여야의정 협의체(협의체)를 통한 출구 전략 마련에 공감대가 형성된 상황이지만, 의료개혁 명분을 앞세운 정부가 원칙을 강조하면서 이견이 노출된 것이다. 연휴 전 협의체 가동이 어려워지는 국면에서 의정갈등 해법 찾기도 더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12일 ‘지역 필수의료 체계 개선’을 주제로 국회에서 열린 고위당정협의회에서 한덕수 국무총리와 한 대표가 언쟁을 벌였다. 복수의 참석자에 따르면, 이날 비공개 회의에서 한 대표는 정부가 전공의에 대한 경찰 조사를 강행하고, 2025학년도 의대 증원 유예 불가 방침을 고수한 사실에 대해 한 총리에게 이의를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야의정 협의체 출범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한 대표가 의료계 설득에 집중하는 가운데, 정부가 의사들을 자극해 일을 그르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한 총리도 물러서지 않았다. 응급실 등 의료 현장으로 복귀한 의사들 신상을 온라인에 공개하는 '블랙리스트' 논란을 언급하며 엄정 대응 필요성을 주장했다. 2025학년도 의대 증원 유예에 대해서도 "이미 대입 수시 모집이 시작된 상황에서 흥정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고 한다. 이에 한 대표는 "정부는 지금 이 상황이 삼각하지 않다고 생각하느냐. 책임질 수 있느냐"고 따졌고, 한 총리는 "관리 가능하다"고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의 충돌은 모두발언부터 사실상 예고됐다. 한 총리는 "개혁을 미루면 머지않아 큰 대가를 치를 것"이라며 "역대 정부가 의료개혁을 미룬 탓에 지금 국민들이 치르고 계시는 비용을 뼈아프게 생각한다"고 정면 돌파 의지를 강조했다. 반면 "의사는 정부의 적이 아니고 정부도 의사의 적이 아니다"라고 강조한 한 대표는 보건복지부 장·차관이 앞서 의료계와 마찰을 빚은 것을 두고 "문제 해결에 도움이 안 되고 상황을 악화시킬 뿐"이라고 지적하며 의료계에 사과했다. 의료계가 요구하는 윤석열 대통령 사과와 장·차관 경질 등이 수용되지 않자 대리 사과에 나선 모양새다.
일단 이날 당정협의에서는 정부가 마련한 추석 응급의료체계를 빈틈없이 실시하자는 쪽으로 의견이 모였다. 협의체가 가시적 성과를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블랙리스트 사건 등으로 의료계를 바라보는 시선이 다시 싸늘해진 여론을 감지한 정부가 원칙 대응을 밀고 나가는 형국이다.
당정 충돌 속에서도 협의체 추진을 위한 노력은 이어간다는 게 정부·여당의 공감대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의료계를 최대한 설득하는 데 당정이 머리를 맞대고 노력 중"이라고 힘을 실었다. 다만 국민의힘이 참석을 요청한 15개 의료 단체 중 뚜렷한 확답을 준 단체가 거의 없는 데다 더불어민주당도 소극적이라 추석 연휴 전 출범은 여의치 않아졌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동참 의사를 밝힌 의료계 단체 몇 곳이라도 모인 가운데 협의체를 출범시키는 것이 국민들을 안심시킬 수 있는 방법"이라며 "추석 전 출범할 수 있도록 계속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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