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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개·고양이는 안 먹는다" 트럼프 토론에 발끈한 독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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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이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발끈했다. 10일(현지시간) 첫 대선 TV 토론에서 트럼프는 '독일이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다 실패했다'고 말했는데, 이를 허위정보로 본 것이다.
문제가 된 트럼프 발언은 토론이 끝나갈 무렵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지적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당신은 우리가 화석연료를 쓰지 않을 것이라고, 우리가 이 나라를 강하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다. 당신이 좋아하든 그렇지 않든, 독일은 그것(화석연료 폐지 목표 수립)을 했고, 1년도 안 돼 그들은 정상적 에너지 시설을 건설하게 됐다." 화석연료에 반대하는 해리스를 비판하고자 독일의 실패 사례를 거론한 것이다.
물론 '화석연료 단계적 폐지'라는 독일의 계획이 순조롭지만은 않았다.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에너지 위기에 직면한 독일이 석탄 소비를 늘렸던 게 대표적이다. 그러나 이는 일시적이었고, 지난해 화력발전소 사용이 최저 수준으로 떨어질 정도로 성과를 냈다. 무엇보다 화력발전소를 칭하는 것으로 보이는 '정상적인 에너지 시설'을 건설한 적은 없었다.
독일 외무부는 11일 엑스(X)를 통해 트럼프가 말한 "당신이 좋아하든 그렇지 않든"을 인용하며 이렇게 쏘아붙였다. "독일 에너지 시스템 50% 이상은 재생에너지로 가동되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석탄·원자력 발전소 건설이 아닌 폐쇄를 하고 있다. 석탄은 늦어도 2038년까지 전력망에서 제외될 것이다." 외무부는 "추신: 우리도 고양이와 개는 먹지 않는다"고도 덧붙였다. 트럼프가 토론 중 "이민자들은 주민이 기르는 개, 고양이를 잡아먹는다"고 혐오 발언한 것을 비꼰 것이다.
외교가에서 다른 국가 대통령 후보를 공격하는 건 보편적이지 않다. 그러나 독일은 트럼프에 대한 반감을 숨기지 않는다. 지난 6월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당시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조 바이든 대통령을 칭찬하며 "(트럼프가 이길 것이란 추측은) 조금 이상하다"고 대놓고 말했다. 이러한 견제는 유럽을 동맹으로 인식하지 않는 트럼프가 당선될 경우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가령 '유럽의 안보 비용을 대신 부담해줄 수 없다'는 트럼프 주장을 따른다면, 유럽 강대국인 독일이 책임을 짊어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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