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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국민 삶에 무관심" "해리스, 경제 파탄 낼 것"... 최대 쟁점은 경제·물가였다

입력
2024.09.12 05:3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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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미 대선 해리스·트럼프 TV 토론 주요 발언]
해리스 "대중 관세 폭탄, 결국 미국 시민에 부담"
"공화당 경제 공약도 '부자 감세' 외엔 없다" 비판
트럼프 "해리스는 마르크스주의자, 부친의 영향"
"인플레이션 재앙 낳은 바이든 경제 정책 베꼈다"
이민자 폭증·임신중지권 문제 두고도 날 선 공방

10일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미국인들이 대형 스크린을 통해 방송되는 대선 후보 TV 토론을 지켜보고 있다. 라스베이거스=AP 연합뉴스

10일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미국인들이 대형 스크린을 통해 방송되는 대선 후보 TV 토론을 지켜보고 있다. 라스베이거스=AP 연합뉴스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맞붙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처음으로 직접 격돌한 10일(현지시간) TV 토론의 최대 쟁점은 경제와 물가, 결국 ‘먹고사는’ 문제였다. 민주당 후보인 해리스는 공화당 후보 트럼프가 국민의 꿈과 삶의 욕구에는 무관심하다며 ‘대통령 자격이 없다'고 공격했다. 트럼프는 “조 바이든 행정부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으로 경제를 파탄 냈다”며 해리스도 실정을 되풀이할 것이라고 맞섰다. 자신의 정책 강점을 설명하기보다는, 상대 후보 비판에 집중했던 셈이다.

인플레이션 책임론·대중 관세 두고 공방

해리스가 먼저 문제 삼은 것은 트럼프의 '대(對)중국 관세 폭탄’ 공약이었다. 트럼프는 재집권 시 모든 중국산 제품에 60% 이상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했는데, 해리스는 이를 ‘트럼프 부가세’라고 지칭한 뒤 결국 미국 시민들의 부담만 가중시킬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트럼프의 경제 공약은 ‘감세 외엔 없다’면서 “가장 부유한 이들을 위한 감세”라고 직격했다. “골드만삭스는 트럼프의 공약이 미국 경제를 무너뜨릴 것이라고 한다” “와튼스쿨에서는 트럼프의 계획이 재정 적자를 폭발적으로 증가시킬 것”이라는 전문가 분석을 인용하기도 했다.

트럼프는 해리스를 “마르크스주의자”라고 부른 뒤, “부친이 잘 가르쳤다”고 비꼬았다. 스탠퍼드대에서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을 가르치는 교수였던 해리스 부친의 경력을 걸고 넘어진 것이다. 트럼프는 바이든 정부 내내 인플레이션이 지속됐다며 “중산층뿐 아니라 모든 국민, 계층에 재앙이었다. 바이든 정부가 미국 경제를 파탄 냈다”고 일갈했다. 해리스의 경제 정책을 두고는 “바이든 정부를 베낀 데 불과하다”고 깎아내렸다.

'해리스 vs 트럼프' 미국 대선 TV 토론 주요 발언. 그래픽=이지원 기자

'해리스 vs 트럼프' 미국 대선 TV 토론 주요 발언. 그래픽=이지원 기자


“불법 이민자=범죄자” vs “중범죄자는 여기에”

이민자 유입 증가 문제에 대해서도 날 선 공방이 펼쳐졌다. 해리스는 트럼프가 재임 시 국경보안법 서명을 거부한 탓에 불법 이민자 수가 급증했다며 트럼프 책임론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트럼프에 대해 “문제 해결 대신 문제를 일으키는 것을 선호한다”며 이민자 문제에 정략적 접근을 한다고 지적했다. “매년 불법체류자 수백만 명이 들어와 범죄가 늘고 있다”는 트럼프 주장도 “34개 중범죄로 유죄 평결을 받은 사람(트럼프)이 여기 있다”는 말로 일축했다.

트럼프는 “(바이든 정부가) 범죄자 및 테러리스트도 (입국을) 허용했다” “(미국은) 베네수엘라 수준 국가로 전락할 것” 등의 언급으로 반이민 정서를 자극했다. 심지어 근거 없이 “(오하이오주 스피링필드 등에선) 이민자들이 반려동물인 개·고양이를 잡아먹는다”고 말했다가 사회자로부터 “사실과 다르다”는 지적과 함께 제지를 받기도 했다.

“9개월 태아 낙태” vs “거짓말이다”

임신중지(낙태) 등 ‘재생산권(reproductive rights·출산을 스스로 결정할 권리)’을 두고도 격론이 벌어졌다. 트럼프가 일부 주에서 실시될 예정인 임신중지권 찬반 투표를 두고 “임신 9개월째에도 낙태를 하겠다는 것” “다른 말로 아기를 처형한다는 것” 등 주장을 내놓자 해리스는 즉각 반박했다. 해리스는 “9개월 태아 낙태를 허락하는 주는 없다”며 트럼프가 거짓말을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하면 전국적인 낙태금지법에 서명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간 TV토론이 11일 오전 서울 용산구 전자상가 가전 매장에 전시된 TV를 통해 생중계되고 있다. 뉴스1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간 TV토론이 11일 오전 서울 용산구 전자상가 가전 매장에 전시된 TV를 통해 생중계되고 있다. 뉴스1

트럼프는 다시 “거짓말”이라며 발끈했다. 그는 “나는 낙태금지법에 서명하지 않을 것”이라며 “(낙태권 문제로) 미국 정치가 52년간 분열됐는데, 이 문제는 주 차원에서 결정해야 한다”고 해명했다. 이에 해리스는 대선 승리 시 임신중지권을 연방정부가 보호하는 법안에 서명하겠다며 “자기 몸에 관한 결정을 내릴 자유를 정부가 침해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우클릭 행보·의회 폭동... 아킬레스건 공략도

상대의 아킬레스건도 공략 대상이 됐다. 트럼프는 해리스가 2020년 대선 경선 때와는 달리, 최근 셰일가스 시추를 위한 프래킹(수압파쇄법)을 금지하지 않겠다고 발언한 사실을 공략했다. 그는 “(해리스가) 선거에 이기면 펜실베이니아의 프래킹은 (취임) 첫날 끝날 것”이라고 단언했다. 기후변화 및 친환경 문제에서 해리스가 단지 표를 얻기 위해 입장을 바꿨다는 뜻이다.

해리스는 2021년 1·6 의사당 폭동 사태와 관련한 트럼프의 책임론을 제기했다. 그는 "내가 (2021년) 1월 6일 의사당에 있었다"며 "그날 미국 대통령(트럼프)이 우리나라 수도를 공격하고 훼손하라고 폭력적 군중을 선동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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