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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토론이 아니다... 역대 미 대선 승패 좌우한 운명의 첫 TV토론

입력
2024.09.11 16:37
수정
2024.09.11 17:51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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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TV 토론, 64년 전부터 '승패 시금석'
NYT "트럼프-해리스 첫 토론 시청자
인기 시트콤 맞먹는 8000만 될 수도"

10일 미국 워싱턴의 한 식당에서 시청자들이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토론을 함께 지켜보고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10일 미국 워싱턴의 한 식당에서 시청자들이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토론을 함께 지켜보고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슈퍼볼(프로미식축구 결승전)급은 아니다. 하지만 (미국 인기 시트콤) '치어스' 피날레 정도는 불가능하지 않다."

10일(현지시간) 밤 미국 전역을 달군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첫 TV 토론을 앞두고 뉴욕타임스(NYT)가 내놓은 전망이다. 매체는 이날 토론이 평균 1억 명 이상이 시청하는 '세계 최대 생중계 이벤트' 슈퍼볼에는 비하기 어렵지만, 약 8,000만 명이 시청했던 치어스의 마지막 방송과 버금가는 시청자를 TV 앞으로 불러 모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역대 최다였던 약 8,400만 명의 시청자가 지켜본 2016년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첫 TV 토론만큼 흥행할 것이라는 예측이었다.

NYT가 이렇게 전망한 데는 이유가 있다. 1976년 이후 가장 시청률이 높았던 대선 TV 토론 4번 중 3번에 '독설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나섰기 때문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민주당 후보직을 중도 사퇴하면서 최근 몇 달 새 대선 지형이 급변한 것 역시 토론 시청률을 견인할 것으로 매체는 분석했다. NYT는 "선거일까지는 두 달도 남지 않았고, 상당수 유권자들은 해리스 부통령에 대해 더 알고 싶어 한다"고 전했다.

10일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현지 주민들이 대형 스크린을 통해 방영되는 대선 후보 TV 토론을 지켜보고 있다.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토론에서 경제·이민·낙태 정책 등을 놓고 날 선 공방을 벌였다. 라스베이거스=AP 연합뉴스

10일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현지 주민들이 대형 스크린을 통해 방영되는 대선 후보 TV 토론을 지켜보고 있다.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토론에서 경제·이민·낙태 정책 등을 놓고 날 선 공방을 벌였다. 라스베이거스=AP 연합뉴스


역대 미국 대선에서 첫 TV 토론이 승패의 시금석 역할을 해 온 점도 많은 이들이 이번 토론을 주목한 배경이다. 미국 최초의 대선 후보 TV 토론이었던 1960년 존 F 케네디와 리처드 닉슨 간 토론 때부터첫 토론은 대선 레이스에서 가장 중요한 시험대로 여겨져 왔다. 당시 시청자들은 토론 내내 눈동자가 흔들리고 땀을 뻘뻘 흘리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인 닉슨 부통령보다 젊고 패기 있는 케네디 상원의원에게 높은 점수를 줬고, 평가는 선거일까지 변하지 않았다.

1992년 TV 토론에서 현역 대통령인 조지 부시는 민주당 후보 빌 클린턴 주지사와의 토론에서 손목시계를 자주 들여다봤다. 이는 '초조해 보인다'는 인상을 시청자들에게 줬고, 패배의 빌미가 됐다. 2000년 앨 고어 당시 부통령은 상대당 후보였던 조지 W 부시 주지사가 발언하는 도중 고개를 흔들며 한숨을 쉬어 "거만하다"는 비판을 샀다.

원래대로라면 이날 토론은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두 번째 TV 토론이었어야 했다. 그러나 지난 6월 첫 TV 토론에서 '완패' 판정을 받은 것을 계기로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사퇴 압박이 거세졌고, 결국 이번 토론장에 나선 건 그가 아닌 해리스 부통령이 됐다. 이날 토론에 대한 유권자들의 평가는 이후 실시될 여론조사와 설문조사 등을 통해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

실리콘밸리= 이서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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