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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재건하겠다”는 해리스에 “3년 반 뭐 했냐"는 트럼프… 대선 TV 토론 마감

입력
2024.09.11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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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대선 후보 TV토론서 끝까지 공방
경제·낙태·이민 대립… 해리스가 자극
트럼프 “이민자, 개·고양이 잡아먹어”

10일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주민들이 대형 스크린을 통해 방영되는 대선 후보 TV 토론을 지켜보고 있다. 라스베이거스=AP 연합뉴스

10일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주민들이 대형 스크린을 통해 방영되는 대선 후보 TV 토론을 지켜보고 있다. 라스베이거스=AP 연합뉴스

11월 미국 대선에서 맞붙게 될 카멀라 해리스(민주당)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공화당) 전 대통령 간의 ‘100분 혈투’가 끝났다. 첫 TV 토론 내내 경제, 임신중지(낙태)권, 불법 이민 등을 놓고 첨예하게 대립한 두 사람은 마무리 발언 시간까지 공방을 벌였다.

10일(현지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州) 필라델피아에서 미 ABC방송이 주관한 TV 토론 참가로 처음 제대로 대면한 두 후보 중 먼저 마무리 발언에 나선 이는 해리스 부통령이었다. 그는 “뒤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며 ‘기회의 경제’, 소규모 사업체 지원, 노약자 보호, 생활비 저감 등을 공약했다. 이어 “나는 우리의 근본적 권리와 자유를 수호하는 대통령이 될 것”이라며 임신중지 등 ‘재생산권(출산을 스스로 결정할 권리)’을 수호의 대상으로 거론했다.

그러면서 “나는 모든 미국인을 위한 대통령이 되려 한다”며 “바로 지금 미국민들에게 투자하고 앞으로 10, 20년간 우리나라를 재건하기 위해 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에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성을 업신여기는 퇴행과 분열의 대통령’이라고 트럼프를 몰아세운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마무리 발언은 고스란히 반박 성격이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해리스)는 이것저것 모든 멋진 일들을 하겠다고 했는데, 왜 지난 3년 반 동안 (부통령으로서) 그것을 하지 않았냐”고 꼬집었다. 이어 “3년 반 동안 그들(조 바이든 행정부)은 국경(불법 입국자 문제)을 바로 잡지 않았다”며 “일자리를 창출할 시간을 3년 반이나 가졌는데 왜 그것을 하지 않았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실패한 나라이자 하강세가 심각한 나라로 세계의 비웃음을 사고 있다. 우리는 더 이상 리더가 아니다”라며 바이든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을 “미국 역사상 최악의 대통령과 부통령”이라고 비난했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왼쪽) 전 대통령과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10일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국립헌법센터에서 열린 TV 토론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필라델피아= AFP 연합뉴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왼쪽) 전 대통령과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10일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국립헌법센터에서 열린 TV 토론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필라델피아= AFP 연합뉴스


토론 내내 상대를 자극하는 편은 해리스 부통령이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0년 대선 패배를 인정하지 않는 것을 두고 사실관계 파악 능력이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세계 정상들 중 일부는 당신이 수치라고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참모총장, 국가안보보좌관, 국방장관을 지낸 인사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 재선에 반대하고 있다며 “이번 선거에서 유권자의 선택은 분명한 것 같다”고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정책에 집중하라는 참모들의 조언을 듣지 않았다. 해리스 부통령을 상대로 “그는 마르크스주의자다. 그의 부친도 마르크스주의자인 경제학 교수였고, 자신의 딸을 잘 가르쳤다”며 색깔론 공세를 폈다. 불법 이민 문제 언급 과정에서는 '이민자들이 주민들의 개·고양이를 잡아먹는다'는 주장을 되풀이하며 악마화를 시도하기도 했다.

이번 토론은 지난 6월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토론에서 참패한 조 바이든 대통령을 대체해 해리스 부통령이 민주당 후보가 된 뒤 첫 대결이다. 선거일을 56일 앞두고 진행된 이번 토론이 아직 지지 후보를 결정하지 못한 부동층과 중도층 표심에 영향을 미쳐 초박빙 판세를 흔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워싱턴= 권경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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