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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 응급 환자 두 배 느는데...응급실 의사는 작년 4분의 1

입력
2024.09.09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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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 전공의 16명 중 15명 이탈
하루 20명 근무서 5명으로...연휴 기간 비상 당직 진료

유정복(왼쪽 첫 번째) 인천시장이 9일 오전 인천 남동구 구월동 가천대 길병원에서 양혁준(세번째) 권역응급의료센터장에게 추석 연휴 비상 진료 체계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인천시 제공

유정복(왼쪽 첫 번째) 인천시장이 9일 오전 인천 남동구 구월동 가천대 길병원에서 양혁준(세번째) 권역응급의료센터장에게 추석 연휴 비상 진료 체계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인천시 제공

"추석 연휴 기간 응급 환자가 평상 시보다 두 배 정도 증가합니다. 환자 숫자도 문제지만 수술 등 배후 진료가 어렵다는 것이 더 큰 문제입니다."(양혁준 가천대 길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장)

병·의원이 문을 닫는 추석 연휴(14~18일) 의사 부족에 따른 응급실 대란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9일 길병원에 따르면 길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센터)는 현재 하루에 전문의 5명이 '데이(오전 근무)'와 '이브닝(오후 근무)', '나이트(밤 근무)' 3개 조로 나눠 당직 근무를 하고 있다. 데이와 나이트에 전문의 2명씩, 이브닝에 1명을 배정하는 방식이다. 센터 내 중환자실과 닥터헬기 당직 근무도 전문의 몫이다. 과거 센터에는 전문의 18명 외에 권역응급의료센터 전공의(인턴·레지던트) 16명이 있었지만 이중 15명이 의과대학 정원 확대에 반발, 이탈한 상태다. 전공의 이탈 전 전문의와 전공의를 더해 일평균 20명가량이 센터에서 근무한 것을 감안하면 현재 인력은 4분의 1 수준이다.

길병원은 추석 연휴 기간 응급 환자가 몰릴 것으로 보고 전문의 근무자 숫자를 한 명 늘리는 비상 당직 진료 체계를 가동하기로 했다. 전문의 6명이 데이와 나이트 2개 조 나눠 12시간씩 근무하는 방식이다. 전문의 한 명이 연휴 때 최소 이틀은 근무를 해야 하는 셈이다. 6개월 넘게 전공의 없이 센터를 유지해온 전문의들 부담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임용수 길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119구급대나 (타 병원) 전원 문의 전화가 끊이지 않는다"며 "밥은커녕 화장실 갈 시간도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양 센터장도 "전문의 한 명만 빠져도 무너질 수 있는 상황"이라며 "PA(진료지원 간호사)나 간호사가 돕지만 한계가 있고 좋아질 전망도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근 한달간 휴일에 길병원 센터를 찾은 내원 환자는 일평균 140명이었으나 지난해 추석 연휴 경우 일평균 275명에 달했다. 내원 환자 중 입원한 사례도 27명과 51명으로 두 배가 넘었다. 올해 추석 연휴도 비슷할 것으로 예측됐다. 양 센터장은 "과거 전문의 1명당 배후 진료를 포함해 전문의 2, 3명이 지원을 해줬지만 이제는 전문의 혼자서 해야 한다"며 "당장 일반적 응급 진료는 가능하겠지만 (의사 부족으로) 수술·시술 등 배후 진료가 안되거나 신생아 등 특수한 사례여서 수용을 못하는 경우에는 구급차가 구급차가 계속 (병원 밖을) 떠돌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환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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