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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이 떠안은 의료대란 해법... 까칠한 의료계, 벼르는 민주당

입력
2024.09.09 04:30
수정
2024.09.09 09:56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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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의정 각각 3, 4명씩 참여할 듯...의료계 참여는 미지수
민주당 "윤 대통령 사과, 책임자 경질" 요구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6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교회회관에서 현안 관련 브리핑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6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교회회관에서 현안 관련 브리핑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의료대란'을 풀어야 할 책임이 정부와 대통령실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로 넘어왔다. 그가 6일 제안한 '여야의정 협의체'는 승부수이자 자충수가 될 수 있다. 의료계는 당장 '내년도 의대 정원 증원 백지화'부터 요구하며 요지부동이다. 더불어민주당은 협의체 구성에 동의하면서도 대통령실이 누차 거부한 '윤석열 대통령 사과와 정부 책임자 경질'을 촉구하며 압박의 고삐를 놓지 않고 있다. 어느 하나 호락호락한 상대가 없다. 응급실 수요가 치솟을 추석 연휴를 코앞에 두고 사태 해결의 적임자를 자처한 한 대표의 중압감이 커졌다.

여야의정 각각 3, 4명씩 참여할 듯...의료계 참여는 미지수

여야의 논의는 시작됐다.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과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8일 향후 구성할 협의체에 여야의정에서 각각 3, 4명씩 참여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최대 16명 규모로 운영되는 셈이다. 9일 우원식 국회의장과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매듭지을 예정이다.

단식투쟁 중인 임현택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지난달 31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2024 임시대의원총회에 참석을 마치고 부축을 받으며 나서고 있다. 뉴스1

단식투쟁 중인 임현택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지난달 31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2024 임시대의원총회에 참석을 마치고 부축을 받으며 나서고 있다. 뉴스1

관건은 의료계의 참여 여부다. 한 대표를 필두로 당내 의사 출신 의원들이 주말 내내 의료계와 물밑 접촉을 벌였지만 아직 확답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1,509명 증원이 확정된 2025학년도 의대 정원을 놓고 입장 차가 확연하다. 의료계는 백지화를 요구하지만 당장 9일부터 의대 수시모집이 시작된다.

김 정책위의장은 본보에 “2025학년도는 수시모집이 시작돼 논의가 불가하다”고 전했다. '국민 눈높이'를 강조해온 한 대표도 의료계 주장을 무작정 수용하기 어렵다. '의료 공백 해소는 필요하지만, 의대 정원 확대 방향은 지지한다'는 여론 때문이다.

한국갤럽이 6일 발표한 여론조사를 보면 정부의 의료 공백 대응을 두고 ‘잘못하고 있다’는 의견이 64%에 달했지만, ‘내년 의대 입시 정원 확대는 잘된 일’이라는 답변 또한 56%로 절반을 넘었다. 당내 의견은 엇갈린다. 의사 출신 안철수 의원은 '2025학년도 의대 정원 증원 유예'를 거듭 강조했다. 반면 6선 조경태 의원은 통화에서 “2025학년도 증원 백지화는 무리한 요구”라며 “대화의 장이 마련된 만큼 의사들은 히포크라테스 선서의 정신으로 우선 현장에 돌아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회 교육위 소속 초선 김용태 의원도 “정부 정책의 예측 가능성을 생각하면 2025학년도 증원은 되돌리기 어렵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국정브리핑 및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국정브리핑 및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 "윤 대통령 사과, 책임자 경질" 요구

민주당의 노림수는 복합적이다. 협의체에 참여는 하되, 정부의 실책을 부각할 기회로 활용하려는 심산이다.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서면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 사과와 책임자 경질'을 거듭 요구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한 대표가 수용하기 어려운 카드다. 당정갈등이 다시 폭발할 수도 있다. 민주당의 뻔한 셈법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한 대표가 발 벗고 나서는 모양새지만, 추석 연휴 전 응급실 정상화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국민의힘 지도부 관계자는 "의료계도 물밑에선 상당한 대화 의지를 보이고 있고, 한 대표가 정부와 달리 의료계와 신뢰를 쌓아온 만큼 성과를 기대한다"고 내다봤다. 반면 당의 다른 관계자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 "'대화의 장을 만들었는데도 의료계가 불참한다'는 점을 부각해 비판 여론을 반전하려는 시도로 그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성택 기자
김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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