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내는 기사
尹 사과 불가, 의대 정원 조정은 2026년부터 논의... '가드레일' 여전한 용산
이미 가입된 회원입니다.
만 14세 이상만 회원으로 가입하실 수 있습니다.
대통령실이 "2026학년도 의대 '0명 증원'도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의료대란을 풀어갈 '여야의정 협의체'에 정치권이 의기투합한 상황에서 길을 터주는 발언이다. 다만 '가드레일'은 여전히 높다. 의료계의 증원 제안에 '과학적·합리적'인 근거라는 전제를 달았다.
대통령실은 협의체 구성의 주도권을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에게 넘기며 여당의 '중재자' 역할에 힘을 실었다. 하지만 의료계의 요구인 △2025학년도 정원 동결 △대통령 사과 △정부 책임자 경질에는 선을 그었다. 대화를 하자면서 확실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터라 한 대표와 의료계의 협상 공간이 넓지 않아 보인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8일 한국일보와 통화에서 "의료계가 의대 '0명 증원안'을 제시해도 테이블에 올려 논의는 가능하다"며 "논의가 가능한 건 2026년 이후의 안으로, 숫자에 구애받지 않고 얘기하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다만 의료계가 만약 0명안을 제시한다면, 정부 역시 증원안을 제시하게 될 테니 그 안에서 숫자가 조정이 되지 않겠냐"며 "일단 (의료계가) 테이블에 와서 여당과 야당과 모두 함께 이야기를 해보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의료계가 주장하는 의대 증원 백지화나 전면 유예를 수용한다기보다 의사들의 '사회적 대화' 복귀를 촉구하는 표현으로 읽힌다. 의료계는 앞서 2월 윤석열 대통령의 의료개혁 구상 발표 이후 사실상 대화의 문을 닫았다. 다만 이 관계자는 "(의대 증원 관련 논의가 진행된) 1년 8개월 동안 의료계가 단 한 번도 안을 제시한 적이 없다"며 "의료계가 합리적이고 과학적 근거를 가진 안을 가져와야 한다는 입장은 동일하다"고 설명했다.
대통실은 6일 여야의정 협의체 구성을 제안한 한 대표에게 공을 넘겼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한 대표가 (여야의정 협의체를) 발표한 만큼, 의료계를 협상 테이블에 앉히고 협의체의 '급'을 어느 정도로 할지 정하는 작업 등은 여당에서 주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시에 향후 한 대표와 의료계의 협상에서 주요 쟁점에 대한 마지노선을 못 박았다. 내년도 의대 정원은 바꿀 수 없고, 윤 대통령의 사과도 '논외'라는 것이다. 또한 야당과 의료계가 요구하는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 교체는 대통령의 고유 권한인 인사권에 해당하는 만큼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의대 증원 자체에 대해서는 국민 찬성 여론이 높기 때문에 (사과 등 의료계 요구에 응하는 건) 국민들 의견에도 반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는 '협상 가이드라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야당과 의료계를 상대해야 하는 한 대표로서는 운신의 폭이 그만큼 좁아지는 셈이다. 일각에서는 대통령실이 의료대란을 풀기 위해 입장을 유연하게 바꾼 것으로 비치지만, 실제로는 한 대표에게 풀기 어려운 난제를 던진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신고 사유를 선택해주세요.
작성하신 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로그인 한 후 이용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구독을 취소하시겠습니까?
해당 컨텐츠를 구독/취소 하실수 없습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