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서울대 전공의 대표 참고인 조사… 교수들 "부당 탄압 좌시 않겠다"

박재일 대표 5일 서울청 광수단 출석
"정부, 국민에 대한 억압 정당화" 비판

박재일 서울대 전공의 대표가 5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에서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스1

서울대병원 전공의 대표가 5일 경찰에 출석해 정부의 의료정책 추진이 독단적이라며 비판했다.

박재일 서울대 전공의 대표는 이날 마포구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앞에서 취재진들과 만나 "이번 사태는 (정부가) 국민들에 대한 억압을 정당화해 벌어졌다"며 "대한민국 사회에 큰 오점으로 남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대한의사협회(의협) 전·현직 간부들의 의료법 위반 방조 혐의와 관련해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했다.

경찰은 지난 2월부터 전공의 집단 사직을 사주했다는 혐의로 의협 전·현직 간부들을 불러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앞서 지난달 21일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대위원장이 역시 참고인 자격으로 출석한 적이 있지만 이른바 '빅5' 병원 현직 전공의 대표에 대한 참고인 조사는 박 대표가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표의 경찰 출석 소식에 '스승' 격인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서울의대 비대위)는 "전공의들에 대한 부당한 탄압이 지속될 경우 좌시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서울의대 비대위는 이날 성명을 내고 "전공의도 국민의 한 사람이며, 그들의 직업에 대한 선택은 그 자체로 인정돼야 한다"며 "현재의 수사는 그들의 선택의 권리와 자유를 위축시킬 의도가 다분하며, 이는 국민의 기본권에 대한 침해"라고 날을 세웠다. 이어 "미래의 필수 의료를 책임져야 할 전공의들이 정부에 대한 신뢰와 미래에 대한 희망을 잃고 전문가로서의 자긍심과 꿈을 포기하고 병원을 떠나기로 선택한 것이 사태의 본질"이라며 "전공의들의 사직은 누군가의 사주로 시작된 것이 아니고, 현재의 의료 시스템이 얼마나 뒤틀려 있고 정부의 정책이 얼마나 잘못됐는지를 증명하는 증거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유진 기자 iyz@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