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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백 살 된 맥캘란의 파격...벤틀리와 함께 가로 병에 위스키를 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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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캘란 역사상 유일무이한 작품이다
마틴 하이메 애드링턴그룹 북아시아 지사장
싱글 몰트 위스키 1맥캘란을 제조하는 영국 애드링턴 그룹의 마틴 하이메 북아시아 지사장은 '맥캘란 호라이즌'을 평가하며 '작품'이라는 단어를 썼다. 이는 올해 200주년을 맞아 최고급 자동차 브랜드 벤틀리와 협업해 탄생한 한정판 위스키다. 디자인부터 파격적이다. 가로로 길게 늘어진 병에 위스키가 담겼다. 위스키와 자동차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오크통(캐스크), 폐기물 등을 재활용해 케이스를 만들었다.
다만 위스키는 1824년 증류소 설립 이후 200년 동안 이어져 온 맥캘란의 전통을 그대로 따랐다. 단일 증류소에서, 100% 맥아(싹을 틔운 보리)로만 증류한 원액을 셰리 캐스크에 담아 숙성했다. 스페인의 셰리 와인을 만들 때 썼던 캐스크에 숙성하면 위스키에 와인의 진한 향과 스파이시한 오크향, 은은한 과일향 등 복합적 풍미가 더해진다. 하이메 지사장은 "범접할 수 없는 최고급 자동차라는 벤틀리 이미지를 위스키 맛으로 표현했다"고 했다.
제품 출시를 기념해 방한한 하이메 지사장을 4일 서울 동대문구 벤틀리타워에서 만났다. 인터뷰에는 맥캘란 위스키를 국내에 수입·유통하는 디앤피스피리츠 노동규 대표가 함께 배석했다. 하이메 지사장은 한국 시장에 대해 "마케팅 측면에서 전 세계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시장"이라며 아시아 국가 중 한국에서 처음으로 200주년 한정판을 발매한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 프리미엄 위스키 시장은 앞으로 더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국내에서 벌어지는 맥캘란 위스키 품귀 현상에 대해서는 "셰리 캐스크 공급이 제한적이라 공급량을 크게 늘릴 수 없다"고 했다. 아래는 일문일답.
-벤틀리를 200주년 파트너로 선택한 이유는.
"맥캘란과 벤틀리 모두 영국을 상징하는 브랜드다. 또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 2050년 탄소 중립이라는 비전도 같았다. 이에 2017년부터 벤틀리와 파트너십을 맺고 프로젝트를 준비해왔다."
-맥캘란 호라이즌은 기존 제품과 어떻게 다른가.
"위스키 보틀의 모양새가 가로다. 자동차와 2018년 공사가 끝난 맥캘란 새 증류소를 떠올리게 한다. 두 회사 세계관의 결합을 뜻한다. 또 캐스크, 증류기의 구리, 벤틀리 차량 생산에 따른 알루미늄 폐기물 등을 재활용해 케이스를 만들었다. 이 제품을 사면 맥캘란의 역사를 갖게 되는 셈이다."
-술을 수평으로 담는 게 쉽지 않았을 텐데.
"정말 어려운 시도였다. 위스키가 캡(뚜껑) 부분과 닿지 않도록 사이 공간을 구현하는 과정만 3년이 걸렸다."
-술의 특징은 없나.
"위스키에 최고급 자동차라는 이미지를 지닌 벤틀리의 특징을 담고 싶었다. 그래서 기존 제품보다 색이 매우 진하다. 또 맛은 부드러우면서도 여운이 길게 느껴진다."
-맥캘란 호라이즌을 처음 한국에서 선보이는 이유는.
"글로벌 마케팅 측면에서 한국은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시장이다. 싱글 몰트와 맥캘란의 장인 정신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게다가 미국을 제외하고 벤틀리 타워가 들어선 곳도 한국뿐이다."
-우리나라 위스키 시장은 어떻게 보고 있나.
"점진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2020년 한국의 싱글 몰트 위스키 판매량은 9만 개 정도였지만 지난해(2023년) 26만 개까지 늘었다. 이 중 10%가량을 맥캘란이 차지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에도 맥캘란의 실적은 계속 좋아지고 있다. 한국 주류 시장이 성숙해가면서 싱글 몰트 위스키에 대한 수요도 증가 추세다."
-한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전략은.
"품질이다. 핵심은 캐스크다. 스코틀랜드에서 생산되는 싱글 몰트 위스키 중 약 5%만 셰리 캐스크에서 숙성되는데 이 중 95%를 맥캘란이 쓴다. 2023년 초 스페인 남부 와인 저장고(보데가·Bodega)를 인수해 셰리 와인 공급도 통제할 수 있게 됐다. 또 소형 증류기를 통해 증류 원액을 구리와 접촉하게 해 풍부하고 달콤한 과일 맛을 살리고 있다."
-맥캘란 품귀 현상으로 오픈런이 벌어지고 있는데 한국에 공급량을 늘릴 계획은 없나.
"셰리 캐스크 공급이 제한적이라 품귀 현상이 벌어질 수밖에 없다. 스페인 북부에서 도토리가 참나무로 자라나기까지 90년이 걸린다. 참나무를 벌목해 셰리 캐스크로 만드는 데 3, 4년이 필요하다. 이후 위스키 원액을 담아 숙성하려면 최소 12년이 걸린다. (맥캘란 대표 제품 중 하나인) '12년 셰리오크' 생산에 15년이 필요한 셈이다. 그렇다고 참나무를 마구 벨 수도 없다. 이런 구조적 한계 때문에 공급이 눈에 띄게 늘어날 가능성은 없다."
-아예 방법이 없나.
"하나의 대안으로 더블 캐스크 제품을 늘리고 있다. (원액을 숙성할 때) 유러피안 캐스크와 아메리칸 캐스크를 같이 쓰는 것이다. 미국 오하이오 등에서 자라는 참나무는 70년 정도면 캐스크를 만들 수 있다. 20년 정도 시간을 벌 수 있다. 다만 환경 보호 측면에서 미국산 참나무도 마구잡이로 벌목할 순 없다. 위스키 공급이 조금 늘어나긴 하지만 근본적으로 확장적이진 않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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