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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식 중단' 의협 회장, "국민이 정부 멈춰 달라" 의대 증원 재논의 촉구

입력
2024.09.02 15:45
수정
2024.09.02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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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식 중단' 의협 회장, 호소문 내고
"국민들께서 정부 정책 멈춰 달라"
전의비 "비상진료 체계가 정상?
추석 기점 응급실 위기 확대될 것"

임현택(가운데)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단식 투쟁 중이던 지난달 31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2024 임시대의원총회에 참석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뉴스1

임현택(가운데)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단식 투쟁 중이던 지난달 31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2024 임시대의원총회에 참석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뉴스1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에 반대하며 단식 투쟁을 벌이다 엿새 만에 중단한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장은 2일 "국민들께서 정부가 무리한 정책을 일단 멈추고 의료계와 논의하라고 정부에 요구해주실 것을 간곡하게 부탁한다"고 호소했다.

임 회장은 이날 '단식을 중단하며'로 시작하는 대국민 호소문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의료 공백 사태 해결을 촉구하고자 지난달 26일 단식에 돌입했다가 건강이 악화돼 지난달 31일 병원에 이송됐다.

임 회장은 "다른 나라에서 부러워하는 값싸고 질 좋은 의료시스템을 무너뜨리지 말고 일부 문제들을 개선하자고 의료계가 수도 없이 호소했음에도 정부가 이를 철저히 무시하고 짓밟은 결과 사회는 풍전등화의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2025년 의대 증원이 정부 계획대로 되면 3,000여 명을 가르치던 의대들은 아무 준비 없이 올해 휴학한 학생들까지 약 7,700명을 가르쳐야 해서 의대 교육 파탄은 피할 수 없다"며 "당장 내년에 의사 3,000명과 전문의 3,000명이 배출되지 않아 혼란이 엄청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 회장은 "수십 년을 좌우할 장기적인 문제를 졸속으로 의료대란을 일으키며 허겁지겁 추진할 이유가 전혀 없다"며 "정부의 잘못된 정책을 막을 수 있도록 14만 의사들과 힘을 모아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추석 기점 응급실 닫는 대학 늘어날 것"

2일 서울 한 대형병원 응급의료센터 인근에서 구급차가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2일 서울 한 대형병원 응급의료센터 인근에서 구급차가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도 인력 부족 문제로 응급실 진료 역량이 크게 저하됐다며 의대 증원 중단을 재차 요구했다.

전의비는 이날 성명에서 "정부의 발표와 다르게 이미 많은 응급실은 정상적인 진료를 못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전국 57개 대학병원 응급실 중 분만 불가능이 14곳, 흉부대동맥수술 불가능이 16곳, 영유아 장폐색 시술 불가능이 24곳, 영유아 내시경 불가능이 46곳이었다.

전의비는 "추석을 기점으로 응급 진료가 안 되는 질환이 더욱 증가하고 응급실을 닫는 대학이 늘어날 것"이라며 "이런 상황이 비상진료체계가 잘 돌아가는 상황이냐"고 반문했다. 지난달 29일 국정브리핑에서 "비상진료체계가 원활히 가동되고 있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을 반박한 것이다. 건국대충주병원, 순천향대천안병원, 국립중앙의료원, 세종충남대병원, 이대목동병원, 강원대병원, 여의도성모병원 등은 응급실을 일부 닫았거나 닫으려는 계획이 있다고도 경고했다.

전의비는 "정치권은 의료 위기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해야 한다"면서 "대법원은 판결을 통해 국민의 건강과 한국 의료 붕괴를 막기 위해 의대 입학 정원 2,000명 증원 처분의 효력 정지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장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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