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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F-16 추락에 공군참모총장까지 경질… 원인은 아직 '미스터리'

입력
2024.09.02 07:00
수정
2024.09.02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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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예 조종사 1명 사망… 추락 원인 미궁
자국 요격 미사일 '팀킬'설도 제기됐지만
미군 소식통 "아닐 가능성"... 원인 조사 중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왼쪽)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달 4일 우크라이나 공군의 날 기념식에서 미국산 F-16 전투기 앞에 서서 전투기 배치 사실을 발표하고 있다. 이 행사가 열린 장소는 공개되지 않았다. AFP 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왼쪽)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달 4일 우크라이나 공군의 날 기념식에서 미국산 F-16 전투기 앞에 서서 전투기 배치 사실을 발표하고 있다. 이 행사가 열린 장소는 공개되지 않았다. AFP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공군 핵심 조종사 한 명을 앗아간 F-16 전투기 추락 파장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 등 서방이 지원한 전투기가 처음 추락한 데다, '팀킬' 가능성까지 제기됐기 때문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 사고의 책임을 물어 공군참모총장까지 해임하고 철저한 조사를 다짐하는 등 수습에 나섰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가 조종사의 죽음을 애도하는 동안 전투기 추락은 여전히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고 전했다.

앞서 우크라이나가 미국으로부터 지원받은 F-16 전투기 중 한 대가 지난달 26일 러시아 공습 대응 임무 중 추락해 파괴되는 사고가 일어났다. 이 전투기에 탑승해 있던 공군 조종사 올렉시 메스 중령도 전사했다. 콜사인 '문피시(moonfish)'로 알려진 메스는 우크라이나의 간판 조종사였다. 미국·유럽에서 F-16 조종법과 영어 교육 과정 등을 마친 우크라이나 공군 조종사는 그를 포함해 6명에 불과했다.

우크라이나 공군이 지난달 29일 공개한 자국 공군 조종사 올렉시 메스 중령 초상화. 메스는 같은 달 26일 전투기 F-16에 탑승해 러시아 공습을 격퇴하다 추락해 숨졌다. AFP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공군이 지난달 29일 공개한 자국 공군 조종사 올렉시 메스 중령 초상화. 메스는 같은 달 26일 전투기 F-16에 탑승해 러시아 공습을 격퇴하다 추락해 숨졌다. AFP 연합뉴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 사고의 책임을 물어 지난달 30일 미콜라 올레슈크 공군참모총장을 전격 해임했다. 추락한 전투기가 자국군 패트리엇 미사일에 격추됐을 가능성을 비롯해, 이번 사고를 철저히 조사하겠다고도 약속했다.

다만 미군 고위 관계자 두 명은 이날 NYT에 "F-16이 추락한 원인이 아군 사격은 아니었을 가능성이 크다"며 미국과 우크라이나 조사관들이 다양한 가능성을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군사 분석가들은 추락 원인을 밝히기에는 너무 이르다면서도, 사고 당시 작전 상황이 매우 복잡했다고 짚었다. 전투기 추락 당시 러시아는 미사일 127발·단방향 공격 무인기(드론) 109기를 퍼붓고 있었다. 이에 우크라이나 측 방공 시스템인 △패트리엇 미사일 △스팅어 미사일 △스타스트릭 미사일을 운용하던 각각의 팀은 미사일과 드론 요격에 총력을 기울이던 상황이었다는 것이다.

우크라이나 공군 조종사 출신인 아나톨리 크랍츠힌스키는 "전투기의 기술적인 상태, 조종사의 오류, 외부 요인 등 여러 이유로 F-16이 추락했을 수 있다"고 NYT에 말했다. 예컨대 파괴된 미사일 파편이 전투기의 중요한 부분과 충돌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우크라이나 공군의 운영 방식 자체가 구시대적이라는 문제 제기도 나왔다. 익명을 요구한 한 조종사는 공군참모총장에게 모든 책임을 돌려선 안 된다며 "우크라이나 공군 운용 방식은 시대에 뒤떨어져 있다"고 비판했다. 이 조종사는 공군 내 명령 구조가 관료주의에 물들어 있다면서 "비행에서 관료주의는 암과 같다"고 지적했다.

김나연 기자
조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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